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전화 통화를 해 이번 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동하기로 했다. 첫 영수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또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통령이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가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회동을 약속하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에 국민들로선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행사장이 아닌 곳에서 이 대표와 따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먼저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건 것도 처음이다. 대통령과 국회 제1당 대표라면 필요할 때 만나 정국을 논의해야 했겠지만 지난 2년간 그런 일이 전혀 없었으니 우리 정치가 얼마나 양극화됐는지 알 수 있다. 일단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번 주 회동을 시작으로 소통과 협치 기조를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압승에 따른 국회 제1당을 존중하는 태도와 함께 정책 추진 및 입법에 있어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이 대표는 국정에 협조할 건 적극 협조하고 국가 미래에 꼭 필요한 개혁 과제는 야당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달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경제가 매우 어렵고, 나라 밖으로도 정세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제1당 대표 간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둘이 협력하는 모습은 국회 내 여야 관계뿐만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맘이 놓일 것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이 대표에게 회동을 요청한 건 잘한 일이다. 그동안 오만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씻어 내는데 좋은 방법이다. 이번 일이 국정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우선 독단적이고 불통이라는 지금의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벗어나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고 중요 현안이 있으면 국민과 야당에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대통령한테 진언할 수 있는 참모진으로 인적 쇄신을 하고, 새 국무총리도 국민통합과 협치에 도움될 만한 인사로 기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국정기조를 바꾸고 야당과도 협치에 나선다면 남은 3년 임기에 훨씬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이전 조사보다 11%포인트나 급락한 23%였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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