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총선 참패에 대해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와 참모진 회의를 통해 총선 참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자식이) 매를 맞으면서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지 반성한다면 어머니가 주시는 `사랑의 회초리`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자기반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소통도 강조했다. 이날 TV에 생중계되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고도 했다. 전적으로 옳은 자세고 맞는 말이다. 이제부터는 행동하고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하지만 선거 참패에 따른 자기반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TV로 중계되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반성`이나 `야당과 협치`라는 단어를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야당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무회의 이후 참모를 통해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과 참모회의 결과도 공개했다. 그러나 국민이나 정치권이 기대하던 메시지를 과연 들을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불통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이 훨씬 국민들 맘에 와 닿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회 의석 3분의 2 가까이 야당이 차지한 가운데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풀어나갈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노동개혁, 연금개혁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의료개혁은 108석 소수 여당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과업이다. 앞으로는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야당의 협조도 필수불가결하다. 이날 윤 대통령 참모들은 `이재명 대표가 요구하는 회담을 수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했다. 이제는 아집과 오만을 버리고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 그것이 꼬일대로 꼬인 국정과제를 푸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국무회의 공개 발언을 보면 총선 참패 후 나온 대통령의 발언치고는 절박함이 없다. 오히려 억울하다는 심정으로 읽힌다. 이런 소통 방식으로는 국민 공감을 얻기 힘들다. 30%에도 못미치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이제는 첫 당선될 때의 심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맘을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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