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일부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영남 탓’으로 돌려 몰표를 몰아 준 보수텃밭을 저격했다. 패배에 대한 반성은커녕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어 눈꼴사납다.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연 ‘2024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주제 세미나에서 총선 참패 원인을 ‘영남 중심의 당’ 때문이라 지적했다. 윤 의원은 “당이 영남 중심이다 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 못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영남과 공천이 무슨 상관인가. 당과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데 영남출신이 가로막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25석 전석을 국민의힘에 몰아주며 개헌 저지선을 가까스로 지켜준 보수텃밭 TK를 헌신짝처럼 버린 황당한 말이다. 고맙다고해도 시원찮을 판에 영남 탓으로 돌리다니. 보수 民心을 이처럼 짓밟아도 괜찮은가.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당선인은 윤 의원의 말에 반박하며 “또 영남 탓이냐”고 반발했다.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 당선자들은 뭔가. 선거가 끝나면 항상 보수텃밭 탓이 되풀이 된다. 국민의힘에 몰표를 몰아 준 것도 죄가 된단 말인가. 권 당선인은 “선거 때만 되면 영남에 와서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고 했다. 권 당선인은 또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패배가 왜 영남 탓으로 돌리는가. 우리 당이 얻은 지역구 90석 중 59석을 영남 국민이 밀어줬다”고 했다. 광주, 전남 등 호남인들이 몰표로 민주당의 대승을 거두해준 것은 그럼 뭔가. 보수텃밭 민심을 무시한 윤 의원의 황당한 발언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 보수텃밭 영남권의 반응이 심상찮자 윤 의원은 지난 20일 이런 영남권의 반발을 일각의 주장이라며 “그 누구도 정치적 입지를 위해 영남 유권자의 뜻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말을 슬쩍 돌렸다. 윤 의원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영남 탓으로 돌린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보수 텃밭 TK 의원들은 이제 보수민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그간의 선거 때마다 들먹여진 ‘TK, 영남 책임론’에 과감한 쓴소리를 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참패한 국힘에 쓴소리를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에 몰표를 몰아주고 개헌 저지선을 지켜준 영남 당선인은 이제 국회 가운데 자리에 앉아야 한다. 보수텃밭 민심을 등에 업고 당선된 25명의 당선인은 이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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