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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포항시인협회장. <경북시학>발행ㆍ편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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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지극함으로> 우미자
그 어떤 지극함이 있어
이토록 아름다운 꽃들을
나무들은 봄마다 피워내는 것일까
그 얼마나 간절한 원(願)이 있어
나무들은 해마다 저토록 수많은 이파리들을
하늘을 향하여 손 내밀게 하는 것일까
그 얼마나 지극한 사랑의 힘으로
대지는 꽃잎을 거두어 가고
향그러운 열매들을 열게 하는 것일까
시의 산책로
봄에 잎이 돋은 이후 꽃피며 열매 맺는 초목은 자연의 이치를 따른 결과물이다. 이 결과물은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멸(生滅)을 반복한다. 사람의 삶도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 이치와 순리를 따르는 사람은 생을 긍정하고 감사하며 이웃을 존중하기 마련이다. 그래야만 죽음을 앞둔 순간, 비록 크게 열매 맺어둔 것이 없어도 자족(自足)하며 감사할 수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약 7억의 재산을 가진 조폭 두목이 사형집행 직전에 펑펑 울며 한 말이 근래 인터넷상에서 회자된다.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노점이나 작은 가게를 차려 가족을 돌보며 살고 싶다. 내 야망이 너무 컸다.”고 술회했다 한다. 그걸 왜 죽음 직전에 깨달을까. 그의 막대한 재산은 뭇 약자들의 눈물이다. 그 말은 자신의 참혹한 마지막 순간에나 있을 법한 말 아닌가. 가련한 생(生)의 종언(終焉)인 것이다. 우리 삶이 어떠해야 할까. 남을 밟고 올라선 자리에 진정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까.
화자(話者)는 이 시의 각 연에서 ‘그 어떤 지극함이 있어/…/그 얼마나 간절한 원(願)이 있어/…/그 얼마나 지극한 사랑의 힘으로’라는 시어를 보여준다. 자연의 이치로 빚어지는 과정을 ‘염원’으로 본 것이다. 유한한 우리 인생, 사람답게 살기를 모두 진정으로 갈망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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