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이들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라는 것을 다른 곳도 아닌 학교나 가정에서 체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쩌면 모범생일수록 편법에 더 쉽게 길들여지는지도 모른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국제중학교나 특목고에서는 많은 숙제가 오히려 부모 몫으로 되어 있다. 토론대회 주제에 맞춰 찬반논리를 개발해주고 독후감도 대신 써준다. 이유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숙제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더 큰 이유는 편법을 써도 아무런 탈이 없는데다 오히려 편법이 없이는 경쟁에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 지경에 처하기까지는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이제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됐다. 학교는 인성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예산을 지원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은 2012년 대구 중학생의 자살을 촉발한 학교폭력과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계기가 됐다. 국회,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11개 기관이 인성교육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작된 법제정 논의가 결실을 거둔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실효성이 있는 인성교육에 지혜를 모으고 고민할 때다. 학교현장이 입시위주 성적중심 교육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인성이 피폐해진지 오래다.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성적만을 강조했지 최소한의 인격을 형성하는 밥상머리 교육에는 소홀했다. 그 결과 왕따현상, 학교폭력, 교권실추, 사이버폭력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다는 것이다. 인성교육법 시행이 학생들의 책임감, 배려심, 자존감, 주인의식 등을 높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른들도 이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진심어린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좋은 취지로 도입한 교육제도가 사교육에 휘둘려 그 본질이 훼손되는 사례를 종종 봐왔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인성교육이 사교육에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또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만 형식적으로 이뤄져선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가정과 사회가 인성교육에 적극 참여할 때 학생들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선진시민으로 길러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 대입에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에 인성교육마저 학원에 의존한다면 이는 또 다시 사교육계의 장삿속에 넘어가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 어른들부터 달라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1등을 강요하고 최고를 주문하면서 대리만족을 취하겠다는 잘못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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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성교육 제대로 하려면 어른들부터 달라져야..
오피니언

<사설> 인성교육 제대로 하려면 어른들부터 달라져야

편집부 기자 입력 2015/09/20 13:52

우리나라 아이들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라는 것을 다른 곳도 아닌 학교나 가정에서 체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쩌면 모범생일수록 편법에 더 쉽게 길들여지는지도 모른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국제중학교나 특목고에서는 많은 숙제가 오히려 부모 몫으로 되어 있다. 토론대회 주제에 맞춰 찬반논리를 개발해주고 독후감도 대신 써준다.
이유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숙제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더 큰 이유는 편법을 써도 아무런 탈이 없는데다 오히려 편법이 없이는 경쟁에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 지경에 처하기까지는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이제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됐다. 학교는 인성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예산을 지원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은 2012년 대구 중학생의 자살을 촉발한 학교폭력과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계기가 됐다. 국회,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11개 기관이 인성교육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작된 법제정 논의가 결실을 거둔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실효성이 있는 인성교육에 지혜를 모으고 고민할 때다. 학교현장이 입시위주 성적중심 교육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인성이 피폐해진지 오래다.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성적만을 강조했지 최소한의 인격을 형성하는 밥상머리 교육에는 소홀했다. 그 결과 왕따현상, 학교폭력, 교권실추, 사이버폭력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다는 것이다. 인성교육법 시행이 학생들의 책임감, 배려심, 자존감, 주인의식 등을 높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른들도 이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진심어린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좋은 취지로 도입한 교육제도가 사교육에 휘둘려 그 본질이 훼손되는 사례를 종종 봐왔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인성교육이 사교육에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또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만 형식적으로 이뤄져선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가정과 사회가 인성교육에 적극 참여할 때 학생들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선진시민으로 길러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 대입에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에 인성교육마저 학원에 의존한다면 이는 또 다시 사교육계의 장삿속에 넘어가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 어른들부터 달라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1등을 강요하고 최고를 주문하면서 대리만족을 취하겠다는 잘못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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