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1위`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정보 해킹 사태가 한 달 째 이어지면서 언제쯤 상황이 수습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3년 1월 고객 정보가 유출된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해 7월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시점은 올 연말로 예상된다.실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연달아 숙였지만 지난 한 달간 약 40만명의 이용자가 SK텔레콤을 떠났다.2300만 고객 중 일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정부가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하도록 한 상황이 장기화하면 될수록 1위 사업자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해킹 사태가 알려진 이후 22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이용자는 40만6040명으로 집계됐다. 순감만 36만2293명에 달한다.SK텔레콤이 피해 규모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해킹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과장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한 탓으로 해석된다.이후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업그레이드, 유심 무료 교체, 유심 재설정 등 방안을 차례로 내놨지만, 이 역시 국민들의 불안함을 깨끗이 해소하진 못했다.특히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2차 발표에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서버가 공격받은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긴 점도 SK텔레콤으로선 아픈 부분이다.조사단과 SK텔레콤은 IMEI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복제폰이 활성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이 역시 이용자들의 마음을 붙잡기엔 부족했다. 그 결과 일 1만명대 이하로 줄어들었던 이탈자가 다소 반등하기도 했다.SK텔레콤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당장 다음달 말까지 1077만개 유심을 확보, 유심 교체와 재설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한다. 최근 발족한 `고객 신뢰위원회`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신규 영업 재개 시점은 불분명하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통신사의 영업정지 최대 기간이 45일이었던 점을 감안, 가입자 모집 재개 시점은 6월 말에서 7월 초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이 연구원은 "기업신뢰도에 타격이 발생한 상황에서 고객 기반 회복을 위한 유일한 실효적 수단은 경제적 인센티브 확대"라며 "(SK텔레콤이)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마케팅 집행 강도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그렇게 해도 올 연말께는 돼야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의 여파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매출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이외에 유심 확보 비용과 개인정보보호법위반에 따른 과징금 등의 문제가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비단 SK텔레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국회 입법조사처는 통신사의 반복되는 해킹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해 통신사의 정보보호 예산을 관련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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