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이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미 본지가 상세히 보도했다. 그리고 모임 중에서 독도 입항 문제를 둘러싸고 터진 난데없는 사건도 보도했다. 우리가 이 대목에서 딱한가지를 짚어 볼게 있다. 우선 제목으로 뽑은 ‘검정새치’이다. 새치는 나이가 그렇게 들지 않았음에도, 돋은 흰색의 머리칼을 두고서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그 색깔이 희지 않고 검정색이라면, 그 누구도 새치인줄을 모른다. 이러니 이 뜻은 ‘속셈을 몰래 감추고 실지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을 가진 토박이 말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간첩성의 뜻인 셈이다.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이 지난 21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주장해 우리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일본에도 이 같은 비판적인 양심세력이 있다는 데에 한 줄기 위안을 받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인들은 구보이 노리오 모모야마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전 강사, 사카모토 유이치 규슈국제대학 전 교수, 이치노 헤 쇼코 아오모리 운쇼사 스님 등 4명이다. 이들은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는, 일본 스스로가 만든 일본 근대지도 2점과 고문서, 사진자료 등을 공개했다. 또 평화헌법 개정도 들어내 놓고 반대했다. 이들은 내년 3월까지 왜곡된 역사를 담고 있는 일본 정부의 교과서에 맞서, 진실을 바로잡은 부교재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독도가 자기들 땅임을 말하여, 그때마다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곤 했었다. 그럼에도 일본인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한국까지 와서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까지 주장하는 것을 볼 때에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일본이 지금까지 독도를 두고서 우리의 심사에 튼 꽈리를 단번에 풀어주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비판적인 지성 그리고 양심은 민족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비판적인 양심세력이 국적이나 자기들의 이익보다 인류의 소중한 가치를 중히 여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여기까지에는 전혀 검정새치가 없었다. 검정새치가 발각된 것은 지난 23일이다. 사카모토 유이치 규슈 국제대학 전 교수가 울릉도 사동항 독도행 여객선터미널에서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고 검정새치에서 흰 새치로 본색을 드러냈다. 독도행 여객선에 오르기 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 나는 독도 연구를 하러 왔다”며 Dokdo is Korean Territory(독도는 한국 땅이다)라고 적힌 티셔츠 단체복 착용을 거부했다. 우리나라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자란다는 이 사람의 코가 피노키오(Pinocchio/콜로디(Carlo Collodi)저)의 코로써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싹둑 잘라버렸다.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에 섞어 몰래 잠입(潛入)한 검정새치도 세차게 뽑아내버렸다. 우리가 몰래 잠입한 이 사람의 얼굴에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에서다. 피노키오의 코든 검정새치이든 다른 이들의 일정은 순항했다. 검정새치 사카모토 교수의 피노키오 코를 제외한 일행들은 지난 23일 오전 7시 독도학당 관계자, 중국ㆍ몽골 유학생 등 19명과 오전 9시 20분께 무사히 독도에 도착했다. 일행은 구보이 노리오(久保井 規夫) 모모야마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黑田 伊彦)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전 강사, 이치노 헤 쇼코(一戶 彰晃) 아오모리 운쇼사 스님 등 3명이다. 이들은 나루터에 마중 나온 이광섭 독도경비대장과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한데 모여 플래카드를 펼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한국 땅’이란 구호를 3번 외쳤다. 또 김희로 독도학당 이사장이 독도에 대한 사랑을 담아 지은 시를 낭송하는 시간도 가졌다.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한국 땅인 독도에 대해 많이 배우고 간다. 일본에 가서 제대로 된 역사 부교재를 만드는 등 독도가 한국 땅 임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검정새치 뽑기’이든 ‘피노키오 코 자르기’든 하여튼 행사가 순항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다. 일본의 저명한 대학 교수 출신이 ‘피노키오의 코’가 되어 ‘검정새치’로서 한국까지 와서, 일본의 양심을 남세스럽게 했는가. 제 딴에는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자 했다면, 한 가지 일러둘 말이 있다. 행동하는 양심은 결코 검정새치노릇을 하지 않는 법이다. 또한 일본의 전통적인 사무라이 정신에도 걸맞지가 않다. 그러나 조선 선비 최부(崔溥:1454~ 1504)가 표해록(漂海錄)에서 몇 마디를 가져오면서 ‘검정새치의 코 베기’를 마감한다. ‘신이 호랑이를 만들었을 때에는 비록 살생만하고 표독스러우나 가죽이라도 쓰도록 했다. 뱀은 간악하나 약제로써 인간에게 이를 주도록 했다. 그런데 대체 저자(者)의 표독하고 간악한 일본인을 무엇에 쓰자고 만들었을까.’ 房玘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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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새치’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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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새치’ 뽑기

하종미 기자 입력 2013/05/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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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이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미 본지가 상세히 보도했다. 그리고 모임 중에서 독도 입항 문제를 둘러싸고 터진 난데없는 사건도 보도했다. 우리가 이 대목에서 딱한가지를 짚어 볼게 있다. 우선 제목으로 뽑은 ‘검정새치’이다. 새치는 나이가 그렇게 들지 않았음에도, 돋은 흰색의 머리칼을 두고서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그 색깔이 희지 않고 검정색이라면, 그 누구도 새치인줄을 모른다. 이러니 이 뜻은 ‘속셈을 몰래 감추고 실지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을 가진 토박이 말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간첩성의 뜻인 셈이다.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이 지난 21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주장해 우리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일본에도 이 같은 비판적인 양심세력이 있다는 데에 한 줄기 위안을 받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인들은 구보이 노리오 모모야마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전 강사, 사카모토 유이치 규슈국제대학 전 교수, 이치노 헤 쇼코 아오모리 운쇼사 스님 등 4명이다. 이들은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는, 일본 스스로가 만든 일본 근대지도 2점과 고문서, 사진자료 등을 공개했다. 또 평화헌법 개정도 들어내 놓고 반대했다. 이들은 내년 3월까지 왜곡된 역사를 담고 있는 일본 정부의 교과서에 맞서, 진실을 바로잡은 부교재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독도가 자기들 땅임을 말하여, 그때마다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곤 했었다. 그럼에도 일본인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한국까지 와서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까지 주장하는 것을 볼 때에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일본이 지금까지 독도를 두고서 우리의 심사에 튼 꽈리를 단번에 풀어주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비판적인 지성 그리고 양심은 민족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비판적인 양심세력이 국적이나 자기들의 이익보다 인류의 소중한 가치를 중히 여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여기까지에는 전혀 검정새치가 없었다. 검정새치가 발각된 것은 지난 23일이다. 사카모토 유이치 규슈 국제대학 전 교수가 울릉도 사동항 독도행 여객선터미널에서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고 검정새치에서 흰 새치로 본색을 드러냈다. 독도행 여객선에 오르기 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 나는 독도 연구를 하러 왔다”며 Dokdo is Korean Territory(독도는 한국 땅이다)라고 적힌 티셔츠 단체복 착용을 거부했다. 우리나라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거짓말을 하면 할수록 자란다는 이 사람의 코가 피노키오(Pinocchio/콜로디(Carlo Collodi)저)의 코로써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싹둑 잘라버렸다.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에 섞어 몰래 잠입(潛入)한 검정새치도 세차게 뽑아내버렸다. 우리가 몰래 잠입한 이 사람의 얼굴에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에서다.
피노키오의 코든 검정새치이든 다른 이들의 일정은 순항했다. 검정새치 사카모토 교수의 피노키오 코를 제외한 일행들은 지난 23일 오전 7시 독도학당 관계자, 중국ㆍ몽골 유학생 등 19명과 오전 9시 20분께 무사히 독도에 도착했다. 일행은 구보이 노리오(久保井 規夫) 모모야마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黑田 伊彦)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전 강사, 이치노 헤 쇼코(一戶 彰晃) 아오모리 운쇼사 스님 등 3명이다. 이들은 나루터에 마중 나온 이광섭 독도경비대장과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한데 모여 플래카드를 펼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한국 땅’이란 구호를 3번 외쳤다. 또 김희로 독도학당 이사장이 독도에 대한 사랑을 담아 지은 시를 낭송하는 시간도 가졌다.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한국 땅인 독도에 대해 많이 배우고 간다. 일본에 가서 제대로 된 역사 부교재를 만드는 등 독도가 한국 땅 임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검정새치 뽑기’이든 ‘피노키오 코 자르기’든 하여튼 행사가 순항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다. 일본의 저명한 대학 교수 출신이 ‘피노키오의 코’가 되어 ‘검정새치’로서 한국까지 와서, 일본의 양심을 남세스럽게 했는가. 제 딴에는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자 했다면, 한 가지 일러둘 말이 있다. 행동하는 양심은 결코 검정새치노릇을 하지 않는 법이다. 또한 일본의 전통적인 사무라이 정신에도 걸맞지가 않다.
그러나 조선 선비 최부(崔溥:1454~ 1504)가 표해록(漂海錄)에서 몇 마디를 가져오면서 ‘검정새치의 코 베기’를 마감한다. ‘신이 호랑이를 만들었을 때에는 비록 살생만하고 표독스러우나 가죽이라도 쓰도록 했다. 뱀은 간악하나 약제로써 인간에게 이를 주도록 했다. 그런데 대체 저자(者)의 표독하고 간악한 일본인을 무엇에 쓰자고 만들었을까.’
房玘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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