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서상진기자]대구 중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을 활용한 지역 아트상품 개발 사업이 일부 중구의원들의 무지와 오해로 중단 위기에 처해 지역 문화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이인성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기념사업회는 수년 전부터 이 화백의 작품을 활용한 문화상품 개발에 힘써왔으며, 이는 지역 경제와 문화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 실제로 이 화백의 대표작 중 하나인 ‘계산성당’은 근대골목단팥빵 포장 디자인에 활용돼, 동대구역과 중구 약령시장 등에서 대구를 상징하는 아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이인성 티셔츠를 개발한 천우섬유를 비롯해, 지역 내 사회적기업 및 청년기업과의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며 예술과 산업의 접점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모든 사업은 기념사업회와의 협의를 통해 저작권 무료 사용을 기반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이윤보다는 지역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이인성 화백은 1999년 작고 50주년을 맞아 삼성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2012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탄생 100주년 전시에는 12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 작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구의 일부 구의원들이 이인성기념사업회를 ‘상업 목적의 단체’로 몰아세우며 관련 문화사업을 중단시키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 화백의 유가족 이채원 씨는 “문화적 무지를 넘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이 씨는 “문화수도 대구의 50년 미래를 내다보는 문화 기반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며 “화가 이인성의 이름을 걸고 제작되는 아트상품은 단순한 상업상품이 아니라 대구의 역사와 정신을 담은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념사업회는 비영리 단체이며, 기념사업의 저작권 수익은 지역 환원이라는 원칙 아래 운영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이채원 씨는 “이인성 화백은 미술관이 없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인성 화구, 이인성 물감이 전국의 화방에 진열되는 그날을 꿈꾼다”며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을 위한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호소했다.지역 문화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적 판단이 아닌 문화적 안목이 필요하다”며 구의원들의 무책임한 언행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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