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가 흔들리고 구심체를 잃어선 안 된다. 최순실 사건이 갈수록 눈덩이 불어나듯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뉴스를 접하는 지역 일선 공무원들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긴 하지만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너나없이 상식을 뛰어넘는 충격적이라며 할 말을 잃고 있다.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일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도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갈피를 못 잡고 뭔가 모르는 것 같다는 실망을 넘어 측은한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쌍하다고 말하고 있다. 차라리 PC가 발견되지 않아야 했었다며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의혹에 어떻게 태도를 취해야 좋을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타 지역 지인들과 대화하기도 부끄럽다는 공직자들도 상당하다. 한 공직자는 대구경북 분위기를 묻는 친구들이 많다며 걱정인지 비꼬는 것인지 위로하는 것인지 너희들은 이제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올 때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최순실의 인사 관련 전횡에 공직사회는 더욱 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4세의 헬스 트레이너가 3급 행정관이 된 것을 두고 20년 넘게 공직사회에 몸담아 오면서 한 단계씩 밝고 쌓아가는 것이 무의미하고 자괴감이 든다는 이도 있었으며 개인 친분으로 자리를 꿰차는 일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사라지고 없는 관행이라고 꼬집는 공무원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정무직 공무원과 일반 공무원들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애써 외면하려는 이도 많았다.
특히 대구경북의 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콘크리트 지지율을 고수해 왔던 중장년층과 노년층들의 외면으로 지지율이 걷잡을 수없이 바닥을 치는 것을 보면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고 생각된다.
이럴 때 일수록 일선 공무원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공직사회가 동요되어 흔들리기 시작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정부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냉소가 커질수록 공직사회가 구심체가 되어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공직사회가 버팀목이 되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