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포항 지역 경기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지역을 대표하는 철강 경기 침체로 고용 지표도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올해 4월 고용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포항 지역 1차 철강 제조업 피보험자 수는 2만7,7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800명 이상 줄었다.미국발 관세폭탄과 저가 철강 공세로 현대제철 포항2공장이 최근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데다, 포스코도 지난해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 폐쇄를 단행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른 생산량 감소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잇따라 소비 감소로 이어지며 지역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포항상공회의소가 지난 2월 지역 86곳의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채용실태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인 53.5%가 올해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고용한파로 소비가 줄어들어면서 시내 곳곳에 빈상가가 즐비하고 수개월째 주인을 찾지 못해 텅텅 비어 있는 실정이다. 포항의 명동으로 불리던 중앙상가가 늘어나는 공실로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포항시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포항 중앙상가는 2018년 228개 영업 점포에서 2023년 182개, 2024년에는 146개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빈 점포는 57개로 공실률 28%를 기록했다.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 중대형 상가는 13.2%, 소규모 상가는 7.3%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지역 경기가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자, 각종 경기지표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한국은행 포항본부 2025년 4월중 경북동해안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철강산단 생산액은 1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3.8% 감소했다.특히 1차금속 철강 부문(8880억원)에서 4.6% 줄었다.포항제철소 조강생산량도 88만8천톤으로 전월대비 19만2천톤이 감소하면서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4월중 포항지역 수출은 6억9700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무려 11.8% 감소했다.철강을 대체할 신성장산업으로 포항시가 총력을 기울였던 2차전지 소재산업마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수출이 급감하며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기대를 모았던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투자계획도 서서히 보류되거나 축소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지역 SOC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포항영일만대교 건설사업조차 정부의 2차 추경에서 1821억원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자체가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뿐만 아니라 지역에 최대 이슈였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사업도 정부예산에서 전액 삭감해 ‘0’원으로 처리하면서 지역을 더욱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포항이 기업과 행정이 이해관계로 서로 부딪치면서 주력산업인 철강마저 무너지고 있다. 이는 고용감소,소비감소로 이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위해서는 혈세 100억원을 투입하고도 1년6개월째 운영조차 못하고 있는 형산강 마리나계류장 조성같은 전시행정에 포항시가 눈독을 들이지 말고, 수소환원제철사업 등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고질적인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하고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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