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8월 6일까지 21일간 회관 2층 3전시실 및 야외공연장에서 `2016 Hello! contemporary art`를 진행하고 있다. `Hello! Contemporary Art` 전시는 동시대성에 관한 참조를 기반으로 하는 감성들을 상호 연결하고 공유해 확장할 수 있는 설계를 지향한다.올해 2016년 전시는 `협력 정원`의 실내 전시공간과 함께 야외 공간에 설치한 `사이버 정원`의 경계를 드나들며 관객을 향한 예술 소통 인터페이스의 확장과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실험하려는 장이다.◇ 리우展 `사이버 정원 - 사이를 거닐다`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입구에 서있는 Ratava는 은빛 금속의 신체뿐만 아니라, 두 팔로 들어 올린 해골과 얼굴 속에 장식용 붉은 조화를 가득 담고 있어 낯선 세계의 입구임을 알려준다. Ratava는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 이미지를 의미하는 Avatar를 역순으로 표기한 작가의 조어이자 인간이 신의 영역에 다가가는 의미를 갖고 있다.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 인물상은 죽음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신의 영역에 다가서는 인간에 대한 은유다. 계단을 따라 위로 시선을 옮기면 세 개의 팔과 여러 면의 얼굴을 가진 은빛 사이보그가 의자에 앉은 채, 관객의 입장을 알리려는 듯 종을 흔들어 소리를 낸다. 이어진 2층 공간에 다다르면 현실이 아닌 듯 햇빛을 반사하며 번쩍이는 은빛의 공간을 만난다. 회색 건물과 붉은 벽돌바닥으로 감싼 작은 정원,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섬처럼 소나무와 키 낮은 식물들의 중앙에 은색 판 바닥이 자리한 것이다. 그 위에는 대화를 나누듯 배치된 은색의 조각상들이 보인다. 우리와 시선을 마주하는 첫 번째 조각상은 미의 여신 비너스를 모방해 인공의 성형미를 강조한 `Cynus(Cyber-venus)`이다.그 왼편에는 영상미디어 얼굴과 여러 개의 팔을 가진 반인반마 `Kentauros`의 뒷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오른편에는 식물로 대체한 두상과 동물의 하반신을 결합한 작은 `Kentauros`가 서 있다. 작가의 사이버 정원에서는 DNA변형과 복제, 디지털 조작으로 영상미디어와 동물, 식물이 결합한 변형된 인류의 모습이 등장한다. 정원의 소나무 옆에는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전령 `Hermes`가 디지털 정보의 이동을 관장하듯 팔을 들어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어서 붉은 벽돌바닥을 따라 좌측으로 걸어가면, 쇠를 먹는 상상의 동물 `불가사리` 조각상을 작가가 각색한 새로운 스토리 영상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불가사리의 좌측에는 철기문화를 상징하는 가야시대의 무사상, `Gaya`를 볼 수 있다. 초기 철기문명과 비교해 디지털 문명의 발전과 미래를 생각해보는 작가의 사유가 담겨진 조각상이다. 가야상 뒤편으로는 자유롭게 날아다니기를 염원하는 인간의 기획을 반영한 포스트 휴먼 `Angel`, 장자의 호접몽에서 착안해 디지털 세계에서의 사유와 의식의 확장, 뇌 과학의 발전, 신의 영역에 다가가려는 인간의 욕망을 은유하는 `사이버 호접몽`, 동물과 식물과 사이보그의 경계가 사라지는 포스트 휴먼을 상징하는 `Ratava`가 서 있다. ◇ 권혁규·김형철·서상희展 `협력 정원에서 놀다` 정원에 어우러진 연못과 물고기, 식물처럼 작가 각자 작업의 정체성이 명확하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설정이다. 권혁규의 작업은 인간의 인지 감각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번 작업은 파동이 소리의 다른 형태이며 모든 움직임이 파동을 유발하지만 인간은 가청 범위 밖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한 설정이다. 출품작 `가상 소리 프로젝트`는 어항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의 파동 데이터를 인간이 인지 가능한 상상의 소리로 변환해 관객에게 들려주는 작업이다. 변환한 소리는 테이블 위에 병렬로 설치된 76개의 스피커에서 출력되며 이 소리와 연동하는 링 모양의 파동 이미지가 스피커 위에 영상 맵핑돼 소리를 공감각적으로 인지하도록 설계했다. 권혁규는 김형철의 전시작업 중의 일부인 투명한 수조에 자신의 소리작업과 연결된 스피커를 설치해 수조에 담긴 물이 물리적으로 진동하도록 개입하여 협력한다.김형철에게 미디어는 인간 삶에 관계하는 감정과 본능의 상태를 표현하는 매체다. 자신의 고민과 갈등, 방황에 관한 경험과 사유를 통해 터득한 `삶의 지도`를 설치와 영상 미디어로 연결하려는 이번 작업은 사랑과 즐거움, 불안, 우울 등 자신에게 충실했던 소중한 감정과 에너지들을 수조에 담은 물과 그 물에 투사하는 영상, 수조가 놓인 공간의 배경 벽면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영상과 소리 미디어로 표현한다. 맑은 물에서 검은색 물로 농담 정도가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10개의 수조(35×35×35㎝)를 일렬로 설치해 인간 각자의 환경과 여건을 설정한다.그 스펙트럼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 삶의 상황과 감정 상태를 구체 이미지의 디지털 영상으로 투사해 삶에 관한 단상들을 선보인다. 김형철은 서상희가 설치해놓은 식물화분을 향해 여행을 하듯 자신을 상징하는 구체이미지 영상을 투사, 식물에게는 빛의 존재로 자신에게는 그 식물이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개입하여 협력한다.서상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회화적 공간을 연출한다. 아날로그와 자연생명을 상징하는 실제 식물 화분을 천장으로부터 다양한 높이로 공간에 배치하고 디지털미디어로 편집 제작한 인위적 빛과 영상이미지를 결합해 `가상의 정원`을 구축한다. 실재와 가상의 애매하고 혼돈스러운 경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의 연출과 식물을 향하는 관객의 센서 접근에 의한 인공 사운드의 표현은 인위적인 가상의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충족될 수없는 아름다움에 관한 인간의 감동을 제안한다. 서상희는 바닥에 설치된 권혁규의 가상 소리 프로젝트를 연못으로 가정하고 자신의 식물 화분을 스피커 사이에 배치해 스피커로 출력되는 디지털 소리와 자연 식물을 공존시키는 또 하나의 가상의 정원을 구축하는 것으로 권혁규의 작업에 개입해 협력한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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