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앉아 하염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을 지나쳐 가노라니 요양원의 침대와 휠체어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가 떠오른다. 가뜩이나 멜랑꼴리한 마음이 더 가라앉는다. 수십 미터를 가다 뒤를 돌아본다. 노인은 미동도 없이 앉아 있다. 휠체어를 좀 밀어 드릴까 물어볼 걸 그랬나? 이런 저런 생각에 젖어 있을 무렵 저 앞쪽에서 백마를 탄 두 남자가 강아지의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오고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가까이서 보니 앞사람이 형, 뒷사람이 동생 같다. 두 백마는 갓길을 앞뒤로 걷고 호위무사 강아지는 길 가운데를 걷는 모습도 재미있다. 뒤돌아보니 노인이 이쪽을 바라보며 그대로 앉아 있다. 백마를 탄 두 남자가 노인과 가까워지자 노인이 천천히 일어서더니 휠체어를 밀며 느린 걸음으로 뒤돌아간다. 먼 길을 간 두 아들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강아지와 함께 마중 나왔다가 강아지는 더 멀리 내 보내고 자신은 거기 앉아 있었던 모양이었다. 부모의 일생이란, 어머니의 일생이란.
청석 골의 단골 수선 집 늙은 재봉틀 한 대 아마, 지구 한 바퀴쯤은 돌고도 남았지 네 식구 먹여 살리고 아들 딸 대학까지 보내고
나무가 멀리로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제 몸에 쟁여놓은 기억이 많아서이다 얼룩종달이새의 첫울음이나 해질녘에서야 얇아지는 바람의 무늬 온종일 재잘대는 뒷도랑의 물소리들 나무는 그것들을 밤새 짓이겨 동그랗게 말아 올린 다음
그러나 조광조의 이러한 도학정치 사상은 후일 퇴계 이황 및 율곡 이이라는 거목을 통해 조선의 정신세계를 구축하였으니, 선조 대부터는 사림이 정계를 장악하여 조선왕조를 떠받치는 구심점이 되었다. 하지만 정권을 잡은 사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서와 남북으로 분당되고 성리학을 유일한 정치이념으로 하는 폐쇄적인 정치체제를 고수함으로써 사상적으로는 다양성과 유연성을 잃어갔고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쇄국정책을 고집하였다. 이러한 국가시책으로 인하여 조선 후기까지도 대외적으로는 이방인의 출입을 엄금하여 서구의 상업자본 세력과의 접선이 차단됨으로써 서구문명을 받아들일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조선의 경우와는 달리 동양에서 가장 먼저 서구의 근대 과학문명을 받아들인 일본은 서세동점의 시대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였다. 그 후 일본은 서구세력이 그들에게 적용한 제국주의의 전철을 답습하며 마침내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조선의 침탈에 나섰고 성리학적 유교관을 고집하던 조선은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기는 수난을 겪게 되었다.
잠깐 갰다 비가 오고 비 오다간 다시 개니, 하늘의 이치가 이러하거늘 하물며 세상의 인정이랴 나를 칭찬하던 이가 오히려 나를 헐뜯고 공명을 피하던 이가 다시 명예를 구하려 하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할 수 있으랴 구름 가고 오는 것을 산은 아니 다툰다네. 세상 사람들아, 모름지기 내 말 잘 새겨들으시오 즐겁고 기쁜 일을 평생 누리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400년 전 쯤 조선이라는 나라의 지배체제는 어떠했으며 백성들의 삶은 어떠했을까에 대하여 궁금해진다. 오늘날은 서구인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보편화 되었지만 약 400년 전만해도 세계는 유럽 등 서양과 중국 등 동양으로 양분되어 세계질서가 움직이는 시대였다. 이때 동양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폐쇄된 교역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던 데 반해 서양은 해양세력들이 점차 동양으로 무역로를 개척하며 그 세력을 넓혀오고 있었다.
늘 떠나면서 살았다, 집을 떠나고 마을을 떠나면서. 늘 잊으면서 살았다, 싸리꽃 하얀 언덕을 잊고 느티나무에 소복하던 별들을 잊으면서. 늘 찾으면서 살았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SNS가 활성화 되어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했다. 디지털 성범죄란, 카메라 등 매체를 이용해 상대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고 유포하거나 저장,전시 정보통신 기술을 매개로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가리킨다. 경상북도경찰청 통계를 보면 2021년 369건, 2022년 642건으로 약 73.9%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피싱범죄(지능화)·사이버 다중사기(광역화)·사이버 성폭력(사회적 이슈)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범죄에 대한 대국민 예방활동을 통해 사이버범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어느덧 새로운 생명이 깨어나듯 푸른 새싹이 움트고 꽃이 만발하는 봄이 됐다. 하지만 들려오는 잇단 산불화재 소식으로 마냥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4월 2일부터 4일 사이에 전국 동시다발적인 산불로 영주시 등 산불 피해지역 10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
벗이라는 말에는 어느덧 고서古書의 냄새가 난다 너의 벗으로부터라고 쓴 문장들 붉고 노란 나뭇잎들을 갈피에 넣어 보낸 너의 편지들이 보관된 서랍을 열어본 지도 오래되었다
밤 깊어 길은 벌써 끊어졌는데 차마 닫아걸지 못하고 그대에게 열어 둔 외진 마음의 문 한 쪽
곤자르로 떠나는 아침이 어수선하다. 비도 오락가락하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많은 순례자들이 무리지어 걷는다.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걷는 모습도 보인다. 문득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100여 킬로미터만 걷는 단체 순례자들이 많다는 말이 떠오른다. 산티아고의 순례자 사무소에서 마지막 100여 킬로미터만 걸어도 완주 증을 주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이런 방법을 쓴다고 한다.
2023년 4월 드디어 방산혁신클러스터 구미 지정이 확정되었다. 삼고초려 끝에 얻은 과실이라 더욱 애착과 기쁨이 클 수밖에 없다. 능력․체력이 좋아서일까, 팀웍․네트워크가 탁월해서일까, 근면함과 꾸준함이 통한 것일까, 아니면 자신감이 커서일까?
손을 기다리는 건 어제 새로 깎은 연필, 내방문의 손잡이,
빨랫줄처럼 안마당을 가로질러 꽃밭 옆에서 세수를 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마른 개밥 그릇에 물 한 모금 덜어주고 골진 얼굴 뽀득뽀득 닦습니다.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에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기합(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또 이런 것이다 작은 것이 크고 쓸쓸한 어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진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사나이를 고요히 지나치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한 사나이와 나무와 허공을, 딱따구리와 저녁바람과 솔방울들은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은 숲字로 섰다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骨多孔症)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통과시켜 주고도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청명(淸明)을 지난 산과 들에는 매화, 산수유, 진달래, 벚꽃 등이 만개(滿開)하여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농촌 들녘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손길이 바빠졌고 도시에 사는 직장인은 주말이면 힐링을 위해 야외 캠핑과 나들이에 한창이다. 직장인의 회식, 농부의 새참, 캠핑장의 한잔은 운전자라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OECD 국가중 2.1명 이하의 합계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를 ‘저출산 국가’로 분류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983년 2.06명으로 저출산 국가대열에 합류를 하더니, 2001년 1,17명으로 초 저출산 국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 아침, 화창함 기온속에서 제30회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신라 천년 유적과 보물, 숨결이 살아 있는 경주. 꽃향기 가득 엑스포 광장을 출발하면 생동하는 봄을 축하라도하듯 천군로 산모퉁이로 이어지는 활짝 핀 벚꽃, 개나리 진달래, 야생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