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어부 출신의 사장이 운영하는 물회 식당이 있다. 일단 그 말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포항 전통 물회’를 선보인다 하니 귀가 번쩍인다. 게다가 30년 가까이 전통을 지켜왔다는데 안 가볼 수가 없다. 바로 포항 북부시장 터줏대감 중 한 곳인 ‘포항 오대양물회식당’이다. 이곳의 물회는 회에 배, 오이, 깨소금, 김가루, 참기름, 고추장이 전부다. 육수가 없어 타 지역 사람이라면 첫 방문에 당황하곤 한다. 오대양물회식당의 물회는 고추장으로 비벼 따로 준비된 살얼음이나 물을 넣어가며 먹는다. 그야말로 ‘포항 전통 물회’ 방식이다. 다소 어설픈 비주얼이지만 일단 한 번 맛깔나게 비벼보자. 하얀 생선회가 새빨간 고추장으로 물들면 없던 식욕도 샘솟기 마련이다. 한 숟갈 먹으면 쫄깃한 회와 매콤한 고추장이 담백한 맛을 퍼뜨린다. 여기에 배와 오이의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까지 더해져 묘한 중독성마저 느껴진다. 갓 지어 나온 밥은 아직 뜨거우니 식을 동안 함께 나온 살얼음과 돌돌 말려 나온 소면을 넣고 후루룩 먹어보자. 국수 면발 넘어가는 소리에 식욕과 즐거움이 2배가 된다. 이제 적당히 식은 밥을 물회 그릇에 넣고 또 한 번 후루룩 먹으면 밥 한 공기쯤은 뚝딱이다.
사과의 계절을 맞아 청도군 각북면 비슬산 자락의 사과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슬산 사과는 큰 일교차로 높은 당도와 맛으로 어떤 사과보다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어 지금이 그 절정기이다.
‘최상의 재료’, ‘착한 가격’, ‘푸짐한 양’에 다년간의 일식요리 경력으로 무장한 초밥 전문점이 포항에 등장했다. 유명 스시 셰프 못지않은 뚱보 아저씨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초밥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뚱보스시’(북구 대신동 64-2/북부시장 입구 근처). 올 여름 문을 연 ‘뚱보스시’의 인기메뉴는 ‘착한 가격’과 ‘푸짐한 양’을 장점으로 내세운 점심 특선(오후 12시~오후 2시) ‘초밥세트’(1만 원)다. 주문 즉시 만들어 나온 초밥을 고추냉이간장에 살짝 찍어 한 입에 쏙 넣으면 남다른 식감 뒤에 톡 쏘는 맛과 함께 머리끝까지 알싸한 기운이 퍼진다. 코가 뻥 뚫리고 눈물이 핑 돌아 정신없다면 '가츠오부시 육수’로 만들어 깊은 맛이 담긴 장국이나 우동 국물 한 모금으로 매운 맛을 곧바로 지울 수 있다. 저녁에도 ‘초밥코스’(A코스 1만5천 원/B코스 2만2천 원/C코스 3만 원)를 통해 유명 초밥 전문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초밥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김시원 사장표 ‘참치초밥’은 새하얀 쌀밥과 붉은 참치 살이 이루는 강렬한 대비가 식욕을 자극해 안 먹고는 못 견디게 만든다. 또 적당히 기름진 도톰한 참치살이 입 안 가득 퍼뜨리는 고소한 풍미는 황홀할 정도다. 이 같은 호평 일색에 김 사장은 오직 자신의 특미 '참치초밥’을 먹기 위해 부산에서 혼자 온 손님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한정식 경력을 지닌 김 사장의 아구탕(1만2천 원)은 사이드 메뉴라고 보기엔 아까울 정도로 시원하고 매콤해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최상의 재료로 최고의 초밥을 만들기 위해 늘 분주한 김 사장이지만 장차 자신과 같은 ‘초밥 장인’을 꿈꾸는 소년 김남규(13)군에게 매주 토요일마다 성심성의껏 비법을 전수해 주고 있다. 또 단체 손님이 올 경우 친구와 함께 선보이는 멋진 통기타 공연은 ‘초밥’과 ‘낭만’이라는 이색적인 하모니로 손님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기도 한다. 출출한 어느 날, 맛있는 초밥으로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뚱보스시’를 방문하길 바란다. 푸근한 인상과 섬세한 손끝을 지닌 뚱보아저씨가 반겨줄 것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며 예약문의는 054)251-3399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