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당뇨병이 생기면 뇌의 신경세포에 염증과 퇴행성변화가 일어나 기억력이 저하되지만 포도껍질과 포도씨에 많은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먹으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노구섭 교수와 전병탁 박사팀이 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당뇨병은 중추신경계 신경세포의 염증과 퇴행성변화를 촉진시켜 기억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어떻게 기억력 저하를 일으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만한 쥐에 장기간 고지방식을 먹여 당뇨병을 일으킨 뒤 대뇌 해마의 변화를 관찰했다. 해마는 대뇌 측두엽 안에 있는 부위로 기억과 학습 등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관찰 결과 당뇨병으로 인슐인이 혈당을 제대로 낮추지 못하는 인슐린저항성이 해마 부위의 신경세포에서도 증가했다. 이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처럼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가 감소하고 타우(tau)의 인산화, 지질의 과산화가 진행됐다. 당뇨병이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에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연합
연구팀은 이어 레스베라트롤 섭취에 따른 기억력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쥐 실험을 했다. 레스베라트롤은 식물이 곰팡이나 해충과 같은 나쁜 환경에 직면했을 때 만들어내는 폴리페놀계의 강력한 항암 물질이다.
쥐를 고지방식이군과 저지방식이군, 레스베라트롤을 넣은 고지방식이군과 저지방식이군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20주간 검사했다.
그 결과 고지방식이군에서는 간과 지방세포에서 인슐린저항성 등 당뇨병 증상과 해마의 퇴행성변화가 나타났다. 그러나 고지방식이를 하면서 레스베라트롤을 먹은 그룹은 인슐린저항성이 억제되고 손상됐던 기억력이 회복됐다.
노구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을 지연시키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며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내분비·대사 분야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학술지 `미국당뇨병학회지(Diabetes, 다이아베테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 노구섭 교수, 신현주 박사과정생, 정은애 연구원, 전병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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