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압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바람에 수많은 토종생물이 살 곳이 사라진 점이 없지 않다. 게다가 기후 온난화와 화학비료까지 마구잡이로 뿌려댄 게 또한 우리의 생태계를 위협했다. 더하여 사람과 물류의 원활한 이동을 위하여 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려, 생태계가 말이 아닐 정도로 갔다고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경칩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두꺼비 3,000여 쌍 정도가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로 해마다 이동하는 일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들에게 자연의 신비스런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암컷 두꺼비는 한번에 7,000여 개에서 1만여 개의 알을 낳는다. 5월에서 6월 초 새끼 두꺼비가 된다. 이때쯤이 되면,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모여든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건데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곳을 찾는다면, 발길이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고, 되레 생태계를 다시 인위적으로 교란할 수도 있다. 이 두꺼비의 행렬을 구경꺼리로 삼는다면, 다시 우리가 두꺼비에게 본의가 아니게 해치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명심을 해야겠다. 생태계가 결코 구경꺼리가 아니다.
대구녹색연합은 지난 2007년부터 망월지 보호를 위해, 2008년에 민관협의체인 대구망월지보전협의회를 구성했다. 현장 모니터링 및 생태조사도 했다. 이러한 노력 등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부터 망월지 수변 생태공원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결과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수성구청에서 망월지를 수변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실시 설계에 들어갔다. 본지의 보도에는 망월지 수변공원이 어떻게 조성하는지 또는 어떻게 두꺼비를 보호하려는 것인지가 밝혀지지 않았다.
하여튼 수변공원의 목적은 두꺼비를 보호하는 데에 근본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이 목적을 젖혀두고 사람들의 볼거리로 만든다면, 수변공원이 가운데 들어가서 생태적인 두꺼비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지난 2010년에 해마다 수백만 마리 새끼 두꺼비의 이동을 눈으로 지켜볼 수가 있다고, 망월지를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런 망월지의 주변에 찜질방 등 난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두꺼비의 이동 통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뿐더러 토지 소유권 재판과 농업용수지인 망월지의 용도 폐기 재판이 벌어지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하다. 우리가 보건데 수변공원 용역보다 이게 더 시급하다고 본다. 이 문제풀이부터가 두꺼비 생태를 보호하는 지름길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