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제학을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게임이론이란 것이 있다. 각 개별기업이 상대편의 대처행동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최대 이익을 위해 합리적인 수단을 선택하는 것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2명의 사건용의자가 체포되어 심문을 받고 있으며 서로간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이들에게는 자백과 침묵의 2가지 선택이 있다. - 둘 중 하나가 배신하여 죄를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즉시 풀려나고, 다른 사람은 10년간 복역해야 한다. - 둘 모두 배신하여 죄를 자백하면 둘 다 5년을 복역한다. - 둘 모두 침묵하면 둘 다 6개월간 복역한다. 죄수 A의 생각을 보면, B가 침묵할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 자백이 유리하며, B가 자백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도 자백이 유리하다. 따라서 A는 자백을 선택한다. 죄수 B 역시 A와 같은 상황이기에 자백이 유리하다. 둘은 각자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5년간 복역을 하게 되는데, 이는 둘 다 자백하지 않고, 6개월간 복역하는 것보다 나쁜 결과가 된다. 즉 최선의 선택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다. 게임이론을 한국의 전력생산에 가정해보자. 각 발전회사는 자신의 최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나, 이는 전력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현실적인 조건이 하나가 추가된다. 한국의 발전회사들은 모두 공기업이며,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기보다 공생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발전회사의 목표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한 국민편익의 증진이며, 이를 위해 각 발전회사의 수익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이 아닌, 모든 발전회사의 수익 총합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회사의 수익극대화란 전력생산의 극대화와 같은 말이며, 전력생산의 극대화는 자사 발전방식의 100% 독점이다. 그러나 이 경우, 타 발전회사와의 공생이라는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독점 전략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모든 발전회사의 수익, 전력생산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 전략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발전방식에 대한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유 가격이 오르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우라늄 가격이 오르면, 화력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전력생산의 여유를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발전소 건설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원료 가격에 따라 발전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기적인 계획만이 경제성이 높고 안전한 발전방식을 통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발전방식의 비율을 축소시키며, 최적의 전력생산방식이 최대 비율의 전력을 생산해낼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수요 증가에 따른 특정 발전소 추가 건설로 자사 발전비율이 감소한 경우, 감소한 분야의 발전회사는 전혀 손실을 보지 않는다. 일반 경제에 비유하자면, 자신의 시장을 그대로 지키면서 신규 시장을 얻지 못한 정도가 되는 것이다. 위의 예제는 단순화시킨 이야기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가장 좋은 전력생산방식이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은 위의 이론에 잘 들어맞는다. 원자력은 가장 발전단가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적합한 발전방식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늘리되, 원자력발전의 생산비율을 늘리는 것은 대한민국 전력산업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타 발전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전력수급을 가능케 하는 합리적 판단이다. 개별 회사간 최대이익을 고려하기보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공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우월전략인 것이다. 전력생산은 국가의 기반 인프라를 담당하는 거대산업이다. 그러나 공공재를 생산하는 것이기에 수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 경영, 경제학이 반영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다양한 경제 분석을 통해 화력과 원자력, 신재생에너지가 공생하는 전력생산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은 개별 발전회사는 물론, 국가 전력 수급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회사 개별적인 우월 전략이 아니라,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우월 전략을 통해 새로운 한국 전력산업의 미래를 그릴 때가 왔다. 경주 동천동 최원영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