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행복학교는 지난 8일, 9일, 13일 3일간에 걸쳐 오후 1시 교실에서 학생인 어르신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회 문해 한마당 효도잔치를 열었다.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하던 행사를 이번에는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애도하는 마음속에서 행사를 축소해 조용한 분위기로 개최했다. 이 학교는 어머니가 늦깎이 학생이고 자녀가 스승이 되어 함께 하는 어르신 배움터이다. 가난해서 못 배우고 남녀차별로 못 배운 200여명의 60~80대 백발소녀들이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한글을 배워 나가는 곳이다. 처음 입학할 때는 이름과 주소만이라도 마음대로 쓰고 싶어서 들어 왔지만 배움이 무엇인지 목마른 세월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은 다음 단계로 수준을 높여가며 오늘도 배움에 열심이다.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은 무료한 생활을 보내다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움에 재미를 붙이고 동창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홀로서기를 거뜬히 해나고 있다. 또한 경북평생학습상이나 전국한글백일장에 도전해 수상을 하기도 했으며 교내 한글날기념 백일장에서 어르신들은 가슴에 묻어 두었던 아픈 상처를 글로 표현하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 놓기도 하신다. 경주행복학교는 지난 1997년 9월 개교해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육사 등 뜻있는 여러 선생님들이 오전시간을 할애해 17년째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동안 청년회의소와 한림야간중고등학교의 배려로 더부살이를 해왔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여의치 못해 오는 9월이면 교실을 비워줘야 한다. 어르신 200여명의 배움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경주행복학교를 아끼는 단체 경주행아단 단원들과 경주시, 경주시의회, 어르신 학생들의 가족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는 경주행복학교와 한림야간중고등학교 등에 2,800만원의 예산을 매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국ㆍ도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가로 3,1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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