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 포문을 열며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몰린 데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겹친 영향이다.당분간 금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평소의 10배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 순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현물 가격(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역대 최고가인 13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23일 기록한 전고점인 13만50원을 지난달 13일 돌파한 뒤 6.11% 더 올랐다. 이날 금 현물 거래대금은 557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조치에 금값이 `오른다`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 ACE KRX금현물 ETF를 약 10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일일 순매수 액수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최근 1년 평균(11억원 수준)의 9.2배 규모다.금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론 트럼프 대통령의 징벌적 관세 부과 정책이 꼽힌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늘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해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실물 자산인 금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에 투심이 몰리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본격적인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 캐나다에는 25%(석유·천연가스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4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간밤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미루기로 결정했지만, 관세를 통한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재임 시절 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협상을 통해 관세 부과를 면제한 바 있지만, 중국에 대해선 징벌적 관세 부과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