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반정부 시위가 3주를 넘기면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주말인 22일(현지시간)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수천명이 모여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시위는 시위대의 주축인 탁심연대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민에게 시위를 하다 숨진 4명을 추모하자며 카네이션을 들고 22일 오후 7시에 탁심광장으로 모이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카네이션을 들고 모여든 시민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과 경찰이 진입을 막은 광장 뒤편 게지공원에 시민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요구하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정치적 구호나 각자 속한 단체의 깃발 대신 `탁심연대`라고 쓰인 깃발만 들고 평화로운 시위를 벌였으며 이날 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광장에 나타나 시민들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8시께 시위대가 계속 구호를 외치자 경고 방송을 했으며 시위대는 야유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경찰은 곧 진압 차량 4대를 앞세워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며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뿌려 강제로 해산시켰다. 탁심광장에서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지난 15일 게지공원 점령 시위대를 진압한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 15일 당시와는 달리 고무총탄이나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았고 시위대도 격하게 저항하지 않아 큰 충돌은 없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흑해 연안 도시 삼순에서 집회를 개최했으며 1만5천여명의 지지자가 참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집회에서 브라질의 반정부 시위가 터키의 시위와 비슷한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질에도 같은 음모가 있다"며 "브라질 시위대의 구호나, 플래카드, 트위터, 국제적 언론사의 반응 등이 터키 시위와 같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시위에서 `이자율 로비`(interest rate lobby)를 하는 집단이 터키의 경제를 악화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종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들의 목적은 브라질에서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위는 쿠르드 반군이 터키에서 철수하기로 하는 등의 평화안을 방해하려는 시도라는 주장도 폈다. 지난달 28일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탁심연대가 공원을 점령한 시위를 시작했으며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지난달 31일부터 반정부 시위로 격화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경찰이 지난 15일 시위의 중심인 게지공원 점령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공원을 원천 봉쇄해 거리 시위는 줄었으나 지난 18일부터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침묵시위인 `두란 아담`(터키어로 정지한 사람이란 뜻) 시위 열풍이 불면서 시위대의 열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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