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흥 보수정당 일본유신회가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망언이 촉발한 유신회의 위기는 당의 공동대표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의원 사이의 갈등을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오는 23일 도쿄 도의원 선거와 다음달 참의원 선거(7월21일 투개표 유력)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 당의 존립 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신회가 창당 3개월만에 치러진 작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54석을 획득, 일약 제3당이 된데는 수도 도쿄 시장을 13년간 역임한 `원조 우익` 이시하라와 오사카를 기반으로 하는 `우익의 샛별` 하시모토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낸 덕이 컸다.
그러나 잘 나갈때 잠재돼 있던 `한 하늘 두 태양`의 갈등은 최근 폭발 직전까지 간 양상이다.
하시모토를 차세대 총리감으로 치켜세우고, 위안부 발언에 대해서도 `틀린 말은 아니다`며 옹호했던 이시하라는 자신의 기반인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하시모토의 망언 때문에 유신회 후보들의 당선 전망이 어두워지자 하시모토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시하라는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하시모토의 위안부 발언에 대해 "하지 않아도 좋을 말을 해서 금기를 건드린 셈이다. (당에) 큰 폐를 끼쳤다"고 비판한 뒤 7월 참의원 선거 후 하시모토 공동대표의 진퇴 문제를 언급했다.
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는 18일 하시모토에게 전화를 걸어 `TV에 나와 도의원 후보들에게 공개사과를 하라`고 요구했지만 하시모토는 "트위터로 하겠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시하라는 주위에 "한마디 사과하면 납득할 수 있을 텐데 왜 못하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고, 하시모토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공동대표를 계속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도의회 선거 결과와 자신의 거취를 연계했다.
이런 가운데, 하시모토의 기반인 오사카 쪽 유신회 인사들은 현재 유신회 상황에 대한 책임을 하시모토에게 전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두 수장의 갈등은 당의 `동서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오사카 쪽 일부 유신회 간부들은 이시하라가 이끄는 도쿄 출신들과 결별한 뒤, 위안부 파문 이전까지 연대를 모색했던 다함께당의 일부 인사들과 손잡고 당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소개했다.
한때 두자릿수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최근 5% 안팎으로까지 떨어진 유신회가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선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유신회=하시모토당`이라는게 대중의 인식이고 보면 도쿄 도의회 선거후 하시모토가 당의 간판에서 물러날 경우 유신회는 참의원 선거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여차하면 창당한지 1년도 채 안돼 해체 수순으로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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