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일 행정안전부 차관 주재로 광역지자체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열고 지방교부세 감소에 대비, 각 지자체가 가용 재원을 발굴하고 세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 내년도 살림살이를 추스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를 이뤄내라는 요구다. 도내 지자체들의 활약이 눈물겹다. 할 일은 많고 재원은 늘 부족하고 요구는 점점 더 늘어나니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없는 살림살이라도 메꾸고 채워 넣고 보완해 또 한 해를 살아내야 한다. 가을이 깊어가자 막힌 뚝이 터진 듯 지자체마다 축제와 문화제,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가 성시를 이루고 있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열리는 행사이지만 지역의 특색을 최대한 살린 행사들로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행사들도 점점 더 늘어가고 어느새 고정 팬층을 형성한 행사들도 적지 않다. 선출직 단체장을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일치단결, 하나씩 다듬어져 가는 행사들에 관광객들의 찬사는 물론 지역민들의 자긍심도 드높아가고 있다. 물론 행사 준비가 미숙해 일부 문제가 없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예상외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빚어진 사태라 그리 탓할 바는 아니다. 올해 첫 김밥축제를 기획한 김천시는 ‘김밥 없는 김밥축제’란 쓴소리를 들었다. 2~3만명을 예상했는데 1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구름 인파에 김천시는 물론 김천시민들까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밥은 소풍갈 때 준비물이고 직장인들의 간편한 한 끼 식사일 뿐이다. 김천의 특산품도 아닌 김밥이 왜 김천시의 축제 자원이 됐을까. 이는 시청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김천’이 “김밥천국”이란 단어를 연상케 해, 기획한 축제다. 재료 소진으로 축제를 조기 마무리해야 했지만, 이를 기획안으로 올린 공무원과 이를 채택해 1억원의 예산을 집행한 김천시 모두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냉동김밥의 미국 수출로 수익을 올린 곳은 구미에 있는 공장인데, 발빠른 김천시가 지역 김밥축제를 기획해 대박을 친 것이다. 그렇다고 구미시가 잠잠히 지낸 것은 아니다. 구미 농심라면 공장을 활용해 전국 최초 ‘라면축제’를 개최해 정착 단계에 이르도록 만들었고, 음식·공연이 어우러진 ‘구미푸드페스티벌’을 3회째 개최해 관외 관광객만 3만명이란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지자체들의 성과들과 달리 예천군은 지역축제 개최들 두고 지역민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지역 농특산물 판매 촉진을 위해 마련한 ‘예천농산물축제’ 개최 장소에 식당 부스 설치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다. 지역 식당 측은 축제장 내 식당 허가를, 예천군은 식당 부스 운영 없이 시식 코너만을 허가하겠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이어져 온 갈등으로 관광객은 먹거리를 잃었고, 지역 상권은 활력을 잃었다. 축제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갖춰질 때 성공할 수 있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은 활력을 얻게 되고 이들이 체류하는 시간 동안 쓴 돈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뤄진다. 이를 위해 지역 구성원 모두가 상생의 의지를 갖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할 때 관광객들의 마음을 이끌 수 있다. 지역 특산물, 대표 관광지, 전통문화·문화유산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게 하는 핵심 요소이나 ‘김밥천국 김천시’처럼 역발상이 구름 인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삶이 녹아져 있는 또 하나의 문화라 이를 활용한 축제는 그 어떤 것보다도 마음 깊이 세겨질 수 있다. K푸드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고 대통령 만찬에까지 올랐다. 이러한 K푸드의 열풍은 어느새 광풍이 되어 세계를 휩쓸고 있다. 다양한 재료와 양념이 버무려진 한식이 건강식으로 세계인에게 인식되면서 나온 반응이다. 맛과 멋, 건강까지 좋다면 왜 또 찾지 않겠는가. 지역축제 발굴과 발전을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과 헌신들이 지역 활성화 및 경제발전으로 이어져 정부의 내년 긴축재정 기조 가운데서도 활력 넘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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