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경철기자]국립경주박물관은 금령총 발굴 100주년을 기념해 학술심포지엄 ‘금령총의 주인공과 그의 시대’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일제가 발굴한 금령총을 광복 이후 국립경주박물관이 다시 발굴한 성과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크게 주목된다.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주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금령총은 1924년 조선총독부가 식리총과 함께 발굴한 신라 능묘로 현재 진행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순회전에 출품된 보물 ‘금령총 금관’을 비롯해 국보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황금 방울’ 등이 출토된 신라 어린 왕족의 무덤이다.그러나 당시 일제의 발굴은 문제가 많아 국립경주박물관이 2018년부터 3년간 다시 발굴했으며 그 성과를 2022년과 2023년 두 권의 보고서로 발간했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국립경주박물관이 금령총을 재발굴한 성과를 토대로 무덤 주인공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초점을 맞췄다.학술심포지엄은 먼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연구자인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과 요시이 히데오 일본 교토대학 교수가 1924년 금령총의 발굴이 한일 고고학계에 끼친 영향을 발표한다.이어 ‘금령총 출토품의 신고(新古)와 장례(葬禮) 시점’(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구조 및 매장 프로세스’(신광철 국립김해박물관), ‘상형토기(象形土器)와 말도용 매납(埋納)의 의미’(김현희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比定)’(이현태 국립경주박물관), ‘사회 전환기 속의 금령총’(옥재원 국립경주박물관) 등의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이어서 5명의 토론자와 함께 개별 주제에 대한 종합토론이 열린다.여러 발표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에 대한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이현태 학예연구사는 우선 금령총의 주인공을 ‘이사지왕(尒斯智王)’이 새겨진 큰 칼이 나와 주목받은 금관총의 주인공, 즉 이사지왕의 아들로 보았다. 또한 이사지왕은 제20대 자비왕(재위 458~479년)의 아들이자 제21대 소지왕(재위 479~500년)의 동생으로 추정했다.다음으로 500년 소지왕이 왕위를 물려줄 자식 없이 죽자, 왕위 계승권이 소지왕의 형제인 이사지왕에게 갔으나 그 당시 이사지왕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왕위 계승권은 다시 그의 아들인 금령총 주인공으로 갔다고 보았다. 그런데 금령총의 주인공이 갑자기 어린 나이로 죽어 제22대 지증왕(재위 500~514년)이 64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또 갈문왕이라는 특이한 지위로 즉위하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다. 이 주장은 매우 파격적이지만 금령총의 재발굴 성과를 토대로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까지 융합한 결과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경주박물관 관계자는 “금령총의 장례 시점을 찾고, 매장시설의 구조와 부장품의 특수성을 논의한 후 무덤 주인공과 그 시대의 특징을 밝히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이 신라사 연구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사전 예약 없이 행사 당일 현장 등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발표와 토론이 담긴 자료집은 누리집에서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