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철우 경북지사의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건의와 실무협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내놓은 새로운 조정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깊이 검토하고 적극적인 공동추진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시점에 우려를 제기코자 한다.우선 통합의 필요성을 볼 때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에 대응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되면 인구 500만 도시이자 한반도 최대 면적의 통합 지자체로 거듭나며, 서울에 이어 한반도 제2도시로 경제발전의 축을 형성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중앙부처 권한 이양 및 특례 180건이 포함되는 등 수많은 연관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아마도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이철우 경북지사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겠지만 대부분 도민의 정서, 특히 북부권역의 도민 및 도의원의 반대가 극심하리라 생각된다. 최근 필자가 군위부군수로 재직할 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첫 단추를 꿰었던 군위지역을 돌아 볼 기회가 있었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품은 군위군은 공항 유치 후 가장 큰 선물이 아마 군위의군의 대구시 편입이었다고 생각한다.경북 군위군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된 이후, 주민들이 기대했던 발전과 혜택보다는 오히려 각종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위군 주민들은 광역시로의 편입을 통해 인프라 확충, 생활 여건 개선, 경제 활성화 등의 혜택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 기대와 달리, 대도시의 규제에 묶여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군위군은 과거 농업 중심의 전형적인 시골 지역이었으나, 대구광역시로의 편입 후에는 도시 계획 및 환경 규제 등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규제들은 도시의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군위군과 같은 농촌 지역에서는 오히려 주민들의 삶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지 개발이나 주택 건축이 엄격히 제한되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농업인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러한 규제 문제는 주민들이 실질적인 생활 개선보다는 대구광역시와의 행정적 통합에만 초점이 맞춰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행정통합이 중요한 만큼,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실례로 종례의 군위군 도시계획 조례를 폐지함으로 인허가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2024년1월1일부터 대구시 조례 시행) 군위군의 70%를 차지하는 임야는 대구시 조례에 따라 거의 개발이 불가능하게 되었다.[입목축적율 50% 이하(종례 178% 이하), 평균경사도 17도 이하(종례 25도 이하)]평생 살아온 고향 마을에서 자그마한 집도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지금 군위의 현주소다.또한 산지의 개발 제한으로 재산권의 침해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공항 착공하기도 전에 다 죽겠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군위군민들에게는 대구 편입이 선물이 아니라 재앙이 되어버린 것이다.심지어 지역개발을 지원하는 엔지니어링 업체는 지난해까지 직원 5명을 고용하다가 금년부터는 개발 수요가 없어 1명으로 줄였다면 한숨을 쉬고 있었다.군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상황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도 주민 의견수렴 등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조례가 폐지된 것이다.통합신공항을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중추공항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에 반해 일선 행정은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이다. 국책사업과 더불어 민간의 활발한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 인구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다.도시지역 기준인 대구시 도시계획조례를 총 경지면적의 72.6%가 임야인 비도시지역 군위군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지역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군위군민의 이익을 위해 대구시로 편입하게 된 취지에도 맞지 않으므로 통합신공항 도시에 걸맞게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 바닥인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멸해가는 도시에서 최첨단 글로벌 공항도시로 거듭나는데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대구시는 우선적으로 군위군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이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군위군이 가진 특성을 존중하며 그에 맞는 유연한 규제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 주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광역시 편입 이후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군위군 문제도 하나 풀어내지 못하는 대구시 행정을 바라보면서, 경북도의 22개 시군은 이미 경제적으로 문화적, 의료, 쇼핑 등 대구시를 상당히 뒷바라지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법률적, 제도적로 대구시만 좋게하는 들러리로 전락되기를 요구하는 것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