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 12일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원전) 3·4호기 건설을 허가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016년 건설 허가를 신청한 지 8년여 만에 일이다. 국내 신규 원전 허가는 2016년 6월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폐망’하기 일보직전에 놓인 원전산업을 윤석열 정부가 다시 살려낸 것이다.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울진 신한울 3·4호기가 2032년쯤 완공되면 국내 원전은 총 30기로 늘어나 인공지능(AI) 시대 전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2016년에 이미 건설 계획을 확정하고 용지 선정과 환경영향평가까지 마친 원전이었다. 2017년 2월 발전사업 허가도 받았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탈원전 정책인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발표해 2017년 10월 건설이 중단됐다. 문 정부는 그해 12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해 탈원전 대못을 박았다. 이로 인해 국내 원전 산업은 생태계가 무너지며 고사 직전까지 몰렸었다. 원전업계는 국내에 원전을 짓지도 않으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로 인한 국력 손실이 컸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념과 정치논리에 휘둘린 어리석은 결정이 다신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깎아 먹는 것은 자해 행위 아닌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직도 탈원전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원전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 적극적으로 키워야 할 산업이다. 게다가 원자력은 석탄 등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동력원이 아닌가.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원전 대가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심지어 탈원전 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던 프랑스마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력 확충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원전으로 유턴하고 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14기를 건설하고, 원전 종주국인 영국도 8기를 새로 짓기로 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439기이고 64기가 건설 중이며 88기는 건설 계획이 확정됐다. 우리도 원전 추가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제 무너진 원전 생태계와 인프라를 서둘러 복구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K-원전 르네상스’를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 울진, 경주경제 뿐만 아니라 경북경제도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