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산하 지방공기업인 경북관광공사(사장 공원식)가 역대 국가원수의 기념식수와 기념 조형물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아치워 본업인 관광산업 활성화는 뒷전인 체 정권의 입 맛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경북관광공사의 이와 같은 행위로 인해 자칫 정치권으로 쟁점이 비화될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퍼스트레이디인 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경주를 방문하고 경북관광공사 본사 건물인 경주 보문관광단지 육부촌 바로 앞마당에 섬잣나무 두 그루를 기념식수 했다.
그러나 경북관광공사(당시 경북관광개발공사)는 박대통령이 서거한 후 관리 부실로 기념식수가 1990년대 중반 고사(말라죽음)하자, 1998년 민주당 정권인 김대중 대통령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개막식 때 경주방문 계획에 맞춰 고사한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식수를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십장생의 하나인 거북이 등에 기념비를 세우고 김대중 대통령의 만수무강을 빌었다고 한다.
기념비는 ‘새천년의 미소, 김대중 대통령님, 보문호 고사분수 가동점화 기념식수’로 돼 있으며 날짜는 1998년 9월11일로 되어있다.
경북관광공사는 이후 14년 동안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기념비를 관리해 오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지난 4월 18일 또 다시 김대중 대통령의 기념비를 철거해 묘목장에 폐기처분하고 그 자리에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식수한 똑같은 종류의 섬잣나무를 심었다는 것.
관광공사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식수한 나무가 말라죽어 뽑아 버리고 그 위치에 김대중 대통령의 조형물을 만들어 지금까지 관리해 왔으나 당시 행위자체가 이루어 지지 않아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조형물 거북이는 물을 좋아해 물레방아에 옮겨놓고 비는 묘목장에 보관하고 있다”고 변명했다.
다수의 시민들은 “역사성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식수와 표지석을 정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폐기해 방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현 정권에 대한 관광공사의 과잉 충성이 빚은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더욱이 민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경북관광공사의 이 같은 행위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경북도를 항의방문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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