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경철ㆍ주철우기자]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주축이 된 `K-원전`이 24조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는 유럽에 첫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어서 향후 K-원전의 유럽시장 수출에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침체에 빠졌던 원전도시 경주, 울진은 물론 경북경제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한수원을 자국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수원은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해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 단독으로 협상할 지위를 확보했다.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 원전 단지에 각각 2기씩, 총 4기(각 1.2GW 이하)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해왔다.현재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 두 곳에서 각각 4기, 2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새롭게 4기의 원전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체코 정부는 이번에 두코바니 2기(5·6호기) 원전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체코 정부는 향후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의 이번 수주 쾌거는 프랑스 EDF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우수한 공기 관리 능력을 압축한 `온 타임 워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막판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 대통령을 만나 원전 세일즈를 펼친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세부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하지만, 업계는 한수원이 4기에 이어 신규 원전 2기도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2기도 추가로 건설하게 될 경우 `2+α`도 예상된다.사업비는 한수원과 체코 측의 추가 협상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천억코루나(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1970년대 원전 도입 이래로 50년 동안 국내외 36기의 원전을 지속 건설해 오며 축적한 기술로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적기 원전 건설을 원하는 체코가 한수원을 최적 파트너로 평가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이 주도한 `팀코리아`는 한국전력 그룹사인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