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위원장과 다수 의석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 계획서와 증인 채택을 밀어붙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공공연히 거론하던 ‘탄핵’을 결국 국회 의제로 올린 것이다. 40명 증인 명단에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도 포함시켰다. 다분히 정략적인 이 청문회는 엄중해야 할 헌법 절차를 정쟁 용도로 격하시켜 희화화하고 있다. 국회 게시판에 올라와 130만명이 동의했다는 청원은 탄핵을 검토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탄핵이 이뤄지려면 ①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해야 하고(헌법 65조) ②그 정도가 공직자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해야 하는데(헌법재판소 판례), 청원에 담긴 사유 다섯 가지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전쟁 위기를 조장했다”거나 “일본의 오염수 투기를 방조했다”는 식의 정치적 주장을 내세웠을 뿐이다. 그나마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이 법적 책임과 관련돼 있지만, 현재 수사 중이어서 청원법 상 ‘청원 처리의 예외’, 즉 국회가 다루지 않아도 되는 사안에 해당한다.이런 식의 청원은 지난 정부에서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와 140만명이 동의했고, 국회에도 제기돼 절차에 따라 법사위로 넘겨졌지만 공식 안건에 오르지 못한 채 폐기됐다. 이번에도 당연히 그렇게 처리됐어야 한다. 탄핵 요건이 될 수 없고 사실로 확정되지도 않은 사유를 들먹인 황당한 청원을 명분 삼아 민주당은 청문회라는 정쟁의 판을 벌이려 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 민생을 위해 쓰라고 부여한 권한을 정략을 위해 휘두르는, 국민을 배신하는 일이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하고 한 달이 지났다. 거대 야당은 그 시간을 오롯이 정쟁에 쏟아 부었다. 방탄용 검사 탄핵안을 강행했고,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추진해 방통위를 마비시켰으며, 국가인권위원 탄핵 법안까지 발의했다. 위헌적인 특검법을 일방 처리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케 하더니, 거부권을 더 유도하려는 듯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 지난 국회의 충돌 법안들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정략적인 폭주 속에 경제와 민생 현안은 새 국회에서도 뒷전에 밀렸다. 이제 급기야 대통령까지 탄핵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금 민주당의 입법폭주를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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