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논란 끝에 포항시의장 자리에 오른 김일만 의장의 일탈(逸脫)이 결국 말썽을 빚고 있다. 일탈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정해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벗어난 행위를 말한다. 지금 김 의장이 하는 행위들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김일만 의장은 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핑계삼아 포항시와 이미 합의된 사항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하고 인사전횡을 휘둘렀다. 김 의장은 시의회 파견 직원 인사에 특정 직원의 파견을 요구하며 포항시 인사를 파행으로 끌고 갔다. 이런 김 의장의 억지로 지난 8일로 예정됐던 포항시 과장급 전보 인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직원들의 업무에도 큰 지장을 초래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포항시민들에게 돌아가게 생겼다. 보다못한 전국노동조합 경북지역본부 포항시지부는 지난 9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의 일탈행위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포항시의회가 처음 자신들이 추천했던 간부 공무원의 파견을 거부하고 당초 요청 직렬에도 없던 특정 간부만을 고집함으로써 포항시 인사시스템을 무너뜨렸다”며 “김일만 의장은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왜 특정인물에 대한 파견을 고집하는 것인지, 왜 그 사람이 아니면 본인이 요청한 3명 모두 파견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인지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라는 변명으로 포장하지 말고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라”고 주장했다.김 의장은 인사 전횡 뿐만 아니라 상임위원장을 구성도 제멋대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준과 원칙 없이 위원회를 구성시켰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속 당인 국민의힘 입맛에 맞는 의원들을 위원장 자리에 앉히려다보니 나온 악수(惡手)다. 이들 위원장 대다수가 초선이다보니 나온 말이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최소한 재선 이상, 3~4선이 맡아야 한다. 그런데 초선들을 위원장 자리에 앉히면 의회운영이 어떻게 되겠나. 시민의 대의기관인 포항시의회가 의장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로 흘러가서는 안된다. 시의회는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50만 시민의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김 의장은 특정 당협이나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집하는 저급한 정치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그 것이 포항시의회와 포항시민을 위한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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