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연일 쏟아내는 거친 언사가 국민들 보기에 민망하고 부끄럽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이다. 정 위원장이 국회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나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에게 10분간 퇴장 명령을 내리고 호통치는 모습은 무소불위 그대로였다. 이를 지켜 본 전 해병대원들의 사기와 자존심은 한방에 무너졌다. 임 전 사단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 위원장의 언사를 문제삼는 것이다.
지난 26일엔 국민의힘을 겨냥해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 “한번 붙어보자”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이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 등에서 고압적 태도로 회의를 진행했다며 정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하자, 정 위원장도 “국회를 무단결석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을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맞받아 쳤다. 앞서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민주당 단독으로 소집한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에게 “현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니 실질적인 지휘권이 있다는 ‘방증’아니냐”라고 물었다가 “방증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어디서 그런 버릇인가. 위원장 생각까지 재단하는가?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호통쳤다. 임 전 사단장에게 “천공을 잘 알고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종섭 전 장관에게는 “가훈이 정직하지 말자인가” “다양하게 예의 없고, 다양하게 모르나” “선택적 기억력을 갖고 있나”라고 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는 “시원하게 답변하라는 뜻도 이름에 담겼나”라고 비아냥 했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는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의 흐름을 조작하지 마라”고까지 했다. 정 위원장은 21대 국회 때도 대정부 질문을 하면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장관은 참기름, 들기름 안 먹고 아주까리기름 먹어요”라고 물어 논란이 일었다. 한 장관이 “그게 무슨 소립니까”라고 되묻자 “왜 이렇게 깐족대요”라고도 했다. 지난해 6월 당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할 때 “땅땅땅” “땅 대표!” “땅 파세요!”라고 소리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5일 법사위 회의장에서도 정 위원장과 국힘 의원들이 충돌했다. 법사위 국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정 위원장에게 의사일정을 문제삼자 “그런데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라”고 했다. 이에 유 의원이 “위원장 성함은 뭐냐” “공부는 내가 더 잘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마치 왕따를 만들고 집단 폭행을 가하는 학교 폭력을 보는 듯했다”며 혀를 찼다. 정 위원장의 거친 언사는 야권에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친명계 중진 정성호 의원도 “상임위 운영은 시간도 지키고 답변 기회도 주고 더 예의 있게 하는 게 국민이 보기에 더 좋지 않았겠나”라고 했다.정 위원장의 입은 거칠어도 너무 거칠다. 정제되지 못한 그의 언사는 결국엔 민주당과 자신의 인격과 품위까지 떨어트릴 것이다. 제발 국회의원답게 품위있고 절제된 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