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17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가 심히 우려된다. 국회의장을 뽑는 것도 친명(친이재명) 인물이 맡아야 한다며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선임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모양새가 됐다. 앞으로 국민의힘과 협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을 그동안 3선 이상 가운데 나이순으로 맡아 왔던 관례와 달리 이번에는 3선 이상만 되면 나이보다는 전문성과 실력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강성 친명 의원들을 내세워 대여 강공투쟁 체제를 갖추려는 속셈으로 읽힌다. 실제 거론되는 상임위원장 후보들도 모두다 강성 친명일색이다. 더욱이 박찬대 원내대표는 관례상 원내 2당에 배분됐던 법사위원장과 여당이 맡아 왔던 운영위원장 자리까지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했다. 만약 국민의힘이 거부한다면 17개 전 상임위를 독식할 수 있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앞으로 법사위는 각종 특검법으로,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으로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임위들의 의사봉을 171석 힘으로 독차지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행태다.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도 목불인견이다. 이재명 대표가 조정식, 정성호 의원을 물러앉히고 추미애 당선인을 미는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처럼 알려진 것도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죽하면 4선의 우상호 의원이 “대한민국 서열 2위(국회의장)를 (의원들이 아닌) 당대표가 결정하는 건 잘못”이라고 비판을 했겠나. 실제 추 당선인은 “당심이 곧 명심(이재명의 마음)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거나 “(자신이 의장이 되면)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중립적인 국회 운영에는 관심도 없고 국회를 이 대표의 대권행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충성 맹세처럼 들린다. 경쟁자인 우원식 의원은 어제 ‘개딸’(민주당 강성지지층)들이 즐겨 보는 유튜브 방송에 나가 “이 대표가 ‘국회는 단호하게 싸워야 되지만 한편으로 안정감 있게 성과를 내야 된다는 점에서 우원식 형님이 딱 적격이죠’라고 (내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명색이 국회의장을 하겠다는 중진들이 국민 시선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이 대표에게 아부하고 있으니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방송 앵커의 말실수도 그냥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171석의 민주당이 이 대표의 뜻에 지배되고, 이 대표를 ‘최고 존엄’으로 떠받드는 당이 지배하는 국회라면 여야 협치는 숨쉴 공간을 찾기 어려울 일이다.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이 못마땅해 민주당을 택했다는 민심을 오판해서는 안된다.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민주당을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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