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를 많이 사용하는 포항철강공단 업체 등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중국 세관(해관총서)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요소를 갑자기 보류했기 때문이다. 통관 검사를 마친 물품이 세관에서 막히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중국 비료업체의 요소 생산 감소로 내년 1분기까지 수출을 제한할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로 그 불똥이 한국 산업계에 튀고 있다. 특히 요소수 사용을 많이 하는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요소 수입 차질이 길어지면 국내 산업에 타격은 불가피하고 제 2의 요소수 대란까지 우려된다. 국내 산업용 요소의 중국 의존도는 90%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이미 경험한 바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선 다변화를 이루지 못해 기업들만 애를 먹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가 지난달 30일 한국 대기업에 보낼 산업용 요소 수출을 전면 보류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이 자국 내 요소 공급을 우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외 수출을 비공식적으로 제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나. 정치적 배경은 없고, 중국 시장의 요소 공급 부족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아무 탈 없이 수출해오던 요소를 갑자기 보류한 것은 또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요소 상품은 디젤 차량에 넣는 요소수를 만드는 산업용 요소와 농사에 쓰이는 비료용 요소로 나뉜다. 정부는 국내에 3개월 분량의 요소가 확보돼 있어서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냥 중국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중국의 이런 조치에는 다 이유가 있다. 중국과 호주의 석탄 분쟁이 중국의 요소 수출 전면 중단으로 이어졌던 2021년 요소수 사태를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시 산업용 요소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던 국내 산업 현장은 요소수 품귀와 가격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정부는 요소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했다. 중국 의존도는 지난해 67%로 떨어졌다가, 최근 91%로 다시 높아졌다. 중국산 요소가 다른 나라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요소 시장은 불안정하다. 현지 일부 공장의 조업 중단으로 중국 설인 춘절 전까지 공급량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무역 갈등도 변수다. 비단 요소 문제만이 아니다. 특정 국가에 핵심 원자재를 의존할 경우 `제2요소수 대란`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 핵심 소재·부품의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 역시 기업의 원자재 확보를 지원하는 `공급망 안정화 기본법`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중국산 요소수 때문에 우리 경제가 발목을 잡힌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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