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올들어 두 번째로 큰 지진이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4시55분쯤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하면서 경주는 물론 인근 포항과 울산주민들까지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지난 5월 강원 동해시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4.5)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 발생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번 지진 강도는 경주와 경북뿐만 아니라 울산, 경남, 부산 등지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갑작스런 흔들림과 긴급재난문자에 새벽 잠을 깬 많은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경주는 7년 전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5.8 강진(9·12지진)이 발생한 곳이어서 더욱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지진은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 한번 체감케 했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규모 2.0 이상이 99차례, 3.0 이상이 14차례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경주를 중심으로 유독 지진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이 지역에서 54차례나 이어진 `미소지진`(규모 2.0 미만)은 대형 지진의 전조일 수도 있다. 지질학계는 이번 지진을 울산단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9·12지진을 촉발한 내담단층(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 활성단층)과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단층이든 간에 응력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어 더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북·경남·울산 등 동남권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10차례다. 동남권에는 활성단층이 많아 강진이 일어날 위험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이번 지진으로 해당 지역에 별다른 피해가 없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언제 또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이번 지진으로 경주를 비롯한 포항, 울산 해오름동맹 3개 도시는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진을 비롯한 재난 대비 체계를 다시한번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경주를 비롯한 경북동해안에는 원전 12기가 집중돼 있는 곳인만큼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한다. 이번 지진에 별 피해가 없었다고 대비책 없이 그냥 넘기다간 다른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지자체는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예상 가능한 모든 재난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