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획득하는 도시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간 결선투표로 개최지가 최종 선정된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관·재계가 1년6개월 동안 전 세계를 돌며 총력전을 펼친 만큼 낭보가 전해지기를 학수고대 한다. 현재 판세는 대한민국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리야드와 부산이 다소 앞선 ‘2강 1중’ 구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유치 활동은 이들 두 국가보다 다소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와 기업, 정치권 등이 ‘원팀 코리아’로 오대양 육대주를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표몰이에 나서면서 어느덧 오일달러를 자랑하는 사우디와 어깨를 나란히 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섣불리 예단해선 안되겠지만 주변국 여론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사우디는 최근 2027 아시안컵,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월드컵 및 하계아시안게임을 잇따라 유치했다. 엑스포까지 가져갈 경우 “국제대회를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올 게 뻔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중동 지역의 불안한 정세도 표심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당초 리야드를 지지할 것으로 예견됐던 일본이 부산 엑스포 지지로 방침을 바꿨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26일 보도도 희망적이다. 부산 엑스포는 경제 파급효과 약 61조원, 5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5000만명 이상의 관람객 방문이 예상되는 초대형 이벤트로 한국과 부산의 미래를 질 먹거리다. 단순한 수치 계산을 떠나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이 수출 영토 확대, 위상 제고 등으로 국가 도약의 전기가 된 것처럼 부산 엑스포는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좋은 기회다. 길고 치열한 여정에서 이제 남은 건 총회 당일 열릴 최종 프레젠테이션뿐이다. 모쪼록 부산 개최의 의의를 잘 소개해 개최지 확정의 화룡점정이 됐으면 싶다. 이제 최선을 다한만큼 희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