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 출범이 반환점을 넘었다. 혁신위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해 환골탈태를 약속하며 생긴 비상기구다. 김기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 전권을 주기로 약속했고, 인 위원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면서 관심을 끌었으나 2달이 못돼 그 약속은 흐지부지 되고 있다. 결국 이러다 혁신위는 아무일도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에 놓였다. 박소연, 이젬마, 임장미 등 3명의 혁신위원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 조기해산설까지 나온다. 혁신위의 출발은 좋았다.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철회와 중진의원의 불출마 내지는 험지 출마, 청년 의원수 확대, 용산 참모들의 전략공천 배제, 과학기술계 인재공천 등 5개 방안을 내놓으면서 민심의 호응을 얻으며 지지율도 올라갔다. 그런데 1호 혁신안이었던 ‘징계 철회’ 말고는 당이 혁신위의 발목을 잡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비협조 탓이다. 특히 김 대표의 ‘역주행’ 행보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12월 중순에 띄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내년 1월11일까지 출범하면 된다.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김 대표 의도가 드러난 것 아닌가. 또 그제 전국위원회에서 5·18 폄하 발언으로 사퇴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 자리에 경찰 출신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을 선출했다. 김 대표(울산 남구을),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까지 포함하면 국민의힘이 또 한 번 ‘영남당’임을 선포한 셈이다. 혁신위가 변화와 희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안이한 인식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불출마와 험지 출마론을 놓고 혁신위와 친윤·중진의원들 간 벌이는 갈등도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가장 먼저 거부의사를 밝히자 다른 중진의원들도 “어떻게 지역구를 버리느냐”며 대놓고 항변하고 있다. 5선 중진 주호영 의원은 “텃밭을 지켜야지 내가 어딜 가나”며 반발했다. 혁신위의 권고안을 친윤·중진의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혁신위의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민심은 멀어질 것이다.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혁신위가 활동할 수 있는 남은 한 달 동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혁신의 기치를 올려 민심을 약간이나마 움직였던 초심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안을 제시하고, 당 지도부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의원들부터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민주당에 또 한번 고배를 마실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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