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주철우기자]민주당이 최근 원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가운데 울진 신한울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전량 수도권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산업부 발표에 울진군민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23일 울진군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부가 용인, 평택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반도체 신축 공장 등에 신한울 3·4호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공급할 것이라는 것. 원전지역이라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인내하고 있는 울진군민들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팽배하다. 국가 전체 발전을 위한 명분에는 비록 공감하겠지만 원전이라는 위험부담을 안고 사는 지역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편향적인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울진 신한울 3·4호기에서 생산된 전기가 수도권에 공급되는 것을 놓고 경북도도 역시 불편한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경주와 울진 등 다수의 원전을 품고 있으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경북 지역이 감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으로 원전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시점에 민주당이 원전 예산전액 삭감하는가 하면 이곳 전기가 전량 수도권으로 공급된다는 것에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비단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에 신규로 조성되는 국가산업단지에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국내 첨단산업 역량 제고를 위해 경기 용인·평택, 경북 구미를 반도체 분야, 충북 청주·경북 포항·전북 새만금·울산을 이차전지 분야, 충남 천안·아산을 디스플레이 분야 특화단지로 각각 선정했다.문제는 용인(SK하이닉스), 평택(삼성전자) 특화단지 조성에 따른 전력수요가 막대한 반면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공장 가동에 맞춰 발전소를 준공하는 등 비상대책을 찾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신한울 3·4호기 전기가 필수적이라는 게 산업부의 판단이다.이를 위해 산업부는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1호탑 조립 준공도 최근 마쳤다. 이 선로는 울진 신한울 3·4호기 전기를 용인과 평택 등 수도권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지난 2008년 건설 계획 이후 공사에 진척이 없었으나 올해 선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부구간의 전원개발이 승인돼 순차적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남은 서부구간도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산업부는 전력망이 국민 생활과 경제에 직결되는 민생 시설인 만큼 국가 기간 전력망의 건설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력망 건설에 대한 지원-투자 등을 포함한 전력 계통 혁신 종합대책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 전력공급 계획을 연내 발표해 전력망 지원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울진 신한울 3·4호기 전기가 수도권으로 공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역 주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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