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바라는 서명운동에 120만명이 참여했다. 유치 서명운동에 나선 지 2개월만에 목표했던 100만명을 훌쩍 넘어 120만명까지 돌파해 성공을 예감케 했다. 앞서 경쟁도시인 인천시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111만여 명의 유치 서명을 이끌어 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로 평가된다. 경주시민의 염원과 경북도민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서명운동이 계속 탄력을 받게 되면 APEC 경주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1989년 출범한 APEC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 인구의 40%, GDP의 52%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다시 개최국이 되는 것이다. APEC 개최 도시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기회를 얻게 된다. 세계적인 명소 반열에 오르게 되고, 조(兆) 단위의 관광·경제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자체들의 유치전도 치열하다. 경주의 경쟁 상대인 인천·부산·제주 모두 만만치 않다. 인천은 국제회의 인프라와 국제공항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2005년 고배를 마신 제주는 가장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산은 2030세계박람회 유치 여부가 맞물려 있고 이미 한번 개최한 도시여서 가능성이 낮아보인다.정부는 내달 중 APEC 개최 후보지 공모 절차를 시작해 내년 4월께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상대 3곳 모두 만만찮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경주는 대대적인 홍보전에서 우위를 점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적으로 최적의 선택지가 경주임을 어필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의 상징성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 또 주변에 포항이라는 산업도시와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안동의 전통성을 어필해야 한다. 여기엔 경북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