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했다. 단순한 지방기관의 업무차 방문이라고 했으나 이를 곧이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정치 첫걸음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도 심상찮은 눈길로 보고 있다. `정치 데뷔`를 위한 대구방문이라는 평가 속에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으로 등판해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관측에다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 작업이 벌써 진행 중이란 소식마저 들려온다. 한 장관과 법무부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외부에서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종의 팬덤을 형성한 한 장관은 야당 민주당의 최대 `정적`이 된 지 오래다. 심지어 민주당은 국민 공감대와는 별개로 한 장관 탄핵카드마저 꺼내 들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한 장관이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대구를 규정한 발언은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한 장관은 스스로 대구시민을 존경하는 이유로 먼저 대구가 6·25전쟁 중 단 한 번도 적에게 도시를 내주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전쟁의 폐허 이후 산업화를 진정 처음 시작했고, 또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 대구시민이라고 했다. 심지어 대구시민은 더위를 잘 이기는 분들이라 더 존경한다고 했다. 정치적 `립 서비스` 혹은 보수 TK(대구경북)부터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는 차치하고, 한 장관처럼 외지인이 대구의 정체성을 이처럼 진중히 또 정확히 공개적으로 규정한 사례는 없었다.한 장관은 당초 이날 오후 7시 TKTX편으로 서울로 갈 예정이었으나 수행원의 만류에도 동대구역에서 시민들과 사진은 찍고 사인을 해주느라 3시간 늦게 밤 10시께 서울로 올라갔다. 한 장관의 행보는 거의 연예인 수준이다.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그의 힘은 일반 정치인과는 다소 달라보이는 점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한 방송에서 “한 장관은 긁지 않은 복권같은 존재다”고 언급했다. 그런 그의 언행 때문에 지역민의 입장에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컸었다. 수구적 퇴행적이고 1인당 총생산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에 앞서, 역사는 대구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사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선호를 떠나 한 장관의 대구 규정은 대구의 명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속의 도시로 도약시켜 주길 바라는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준 것 같아 신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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