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 긴장감이 높아지던 포스코 노사가 10월 31일 극적인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면서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마지막까지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가 부결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지만 중노위 조정을 거쳐 마련한 합의안인 만큼 찬성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본지는 그동안 포스코 노조의 파업에 대해 포항상공회의소, 포항JC(청년회의소) 특우회, 포스코 노경협의회, 포항제철소 파트장협의회,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 등 포항지역사회의 우려 목소리를 담아보았다. △포항상공회의소, "지금은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에 앞장설 때"포항상공회의소는 10월 30일 포스코노동조합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포항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으며, 파업사태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만약 포스코가 파업을 하게 되면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현재 지역경제는 내수부진과 투자감소, 고유가 지속 등 국가경제의 어려움과 맞물려 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포항 산업계와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포항상공회의소는 포스코가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고려해 하루 빨리 노사간 원만한 합의점에 이르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또한“지난 7월 포항시가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되고,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타가 최종 통과되면서 포항의 지속 발전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포항시민들과 지역 경제계의 염원이 한층 영글어 가고 있다. 경북 제1의 도시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기에 포스코노동조합이 포항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포항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면 포스코노동조합의 큰 과오로 남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포항청년회의소, “포스코 노조 파업은 결단코 안된다.”포항JC는 10월 30일 포스코 노사의 상생 화합을 위한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가 없는 포항은 존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9월과 10월 친환경 수소환원제철소의 조속한 건립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설치해 포스코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또 태풍 힌남노 당시 사상초유의 폭우로 인해 포항제철소의 불이 꺼졌을 때도 청년회의소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복구를 위해 고생하는 포스코 직원들을 위해 식음료를 지원하며 제철소 재가동을 간절히 기원했다고 했다.그런데 불과 1년이 지난 지금 포항제철소가 임단협 문제로 스스로 공장을 멈출 수 있다는 소식에 포항시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파업은 포스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천 개의 협력사와 공급사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나아가 조선,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에도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항JC는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상생과 화합의 노사관계로 많은 귀감이 되었고 포스코 노사가 다시 한 번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상에 임하고 미래지향적인 합의를 원만히 도출해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그러면서 기업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 문제해결에 동참한다는 `포스코 기업시민헌장`의 내용처럼 포스코는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임단협 문제로 파업이 발생하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노경협의회, “노조는 파업 중단하고 신속히 교섭 이어가야”포스코 노경협의회는 10월 25일 전 직원에게 메일로 보낸 성명서를 통해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받들어 파업 추진을 중단하고 조속히 교섭을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며 "회사도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완료되도록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기를 촉구한다"고 26일 밝혔다.포스코 노경협의회는 "현장에서는 파업 현실화를 우려하는 직원들도 많다"며 "파업 위기로부터 우리의 제철소를 지켜내자"고 강조했다.이들은 "선배, 동료들이 피땀으로 일궈 놓은 포스코가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생산 차질과 영업이익 감소, 고객 신뢰 하락으로 훼손되고, 확실한 것은 결국 그 피해는 모든 직원들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직원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목소리까지 대변하기 위해 全 직원을 대표하는 노경협의회는 노동조합은 파업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한 "24시간 조업하는 제철소 특성상 협정 근로자가 정해져 있고, 법에서 파업을 못하도록 하는 근로자도 있다"며 "해당 직원이 파업에 참여하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이 발생하고 이 같은 개인 피해를 조합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협정근로자가 아닌 직원들은 실제 파업에 참여하면 급여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협상을 통해 보전해 준다고 하지만 차라리 협상을 통해 파업 없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받들어 파업 추진을 중단하고 조속히 교섭을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며 "노동조합은 출범 초기 투쟁이 아닌 소통의 노사문화를 선도하겠다고 이야기한 만큼 교섭에서도 투쟁이 아닌 소통을 통해 포스코 고유의 노사문화를 이어가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포스코 포항제철소 파트장협의회, “노조 파업 절차 진행 즉각 중단하라”포항제철소 최일선에서 현장 직원과 설비를 책임지고 있는 파트장들로 구성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트장협의회는 25일 포스코 임단협 교섭과정에 대해 “파업 절차 진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포항제철소 파트장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9월 6일, 우리 포스코는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모두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당시 제철소 정상 가동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전 임직원이 힘을 합쳐 135일 만에 조업을 정상화하는 기적을 이뤄냈다”고 했다.이어 “하지만, 제철소가 정상 가동된 지 1년이 되지 않은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제철소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다시는 우리의 일터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이다”며 “포스코의 파업은 단순히 회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트장협의회에서는 파트장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노동조합원으로서 현재의 임단협 교섭과정 중 파업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파트장들은 제철소의 정상 조업을 위하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내려가기는 쉽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만약 파업이 강행될 경우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며, 포항지역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닥칠 것이다”며 “`세계 경쟁력 1위`, `제철 명문가` 등 우리 포스코에 붙어 있는 영예스러운 수식어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이뤄낸 찬란한 결과물이다. 포항제철소 파트장 일동은 선배들이 물려준 포스코의 소중한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장의 정상 조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또한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기 위해 노사는 대화와 소통으로 교섭을 마무리해 달라. 우리는 역사상 첫 파업 위기에 처해 있다. 파업은 노사간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 간에도 갈등을 심화시키고 우리 모두에게 큰 상처만 남긴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또한, 우리 포스코는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산업이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클 것이며, 이는 우리의 소중한 일터가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냉천 범람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힘을 모아 굳건하게 지켜온 우리의 일터를 다 함께 지켜주시기를 바란다.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 평화롭게 현 상황을 극복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도 직원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여, 파업 절차 진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 “포스코 노조 단체행동 자제해달라”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 회원들은 10월 12일 노조의 파업을 우려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자제를 호소했다.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포스코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은 협력사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자제를 호소한다”고 밝혔다.협회는 또 포항제철소 협력사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 악화와 작년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겪은 사상 초유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 최선의 노력을 함께 해왔다. 이러한 고통의 시기를 지나 가까스로 도약의 희망이 보이는 시점에, 포스코노동조합의 단체행동 진행은 그 동안 함께 고생한 모든 협력사 임직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허탈함을 넘어 자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포스코가 멈추면 협력사와 협력사 직원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 만약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협력사는 매출 축소에 따른 고용 불안과 일자리 감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의 존폐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절박한 생존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특히, 포스코노동조합이 협력사, 중소기업 등 주변 관계사들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포스코 직원들만의 이익을 위해 단체행동을 진행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협력사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포스코노동조합은 교섭 결렬을 철회하고 즉각 복귀해 포스코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 △포스코노동조합은 협력사, 중소기업 등 주변 관계사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고려해 협상을 마무리 해 줄 것 △포스코의 성과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도 함께 있음을 잊지 말라고 주장했다.협회는 현재의 갈등과 대립 상황이 계속되면서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들은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철강 시황이 악화되는 현 상황은 포스코와 협력사 모든 임직원들이 힘을 합칠 때이지 파업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노조 측의 자제를 호소했다.한편 창사 55년 만의 파업 수순에 돌입했던 포스코 노조가 10월 31일 사측과 임단협 협상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포항지역사회도 한 목소리로 반기고 있다.포스코 임단협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될 경우 안정적인 철강재 공급을 통해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후방 산업과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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