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전국적인 장마와 겹쳐 충청도와 경북북부지역 등 곳곳에 집중호우로 물난리가 나던 때였다. 포항에서도 많은 비가 오고 있어 포항해양경찰서에서는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바로 지원할 계획으로 보유하고 있는 배수펌프를 경찰서 창고에 준비해뒀다. 밤 늦은 시각 포항 남구 칠성천이 범람하여 둑 위 도로가 침수되고 있다며 지원요청이 왔다. 칠성천이 범람한다면 대송면 민가로 물이 흘러들어가 큰 피해가 날 것은 불 보듯 뻔하기에 포항해양경찰서 직원들은 신속하게 현장으로 이동해 침수도로 배수작업을 실시했고 새벽 3시경 도로 위 배수구를 막고 있던 이물질까지 제거하여 대송면 홍수 피해를 막았다. 공직자로써 시간, 관할 구분 없이 지역사회와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태풍내습 빈도가 높은 추석 즈음해 앞으로 더욱 자주, 크게 발생할 기후재난에 우리가 대처할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고 생각을 나눠보고자 이야기를 시작한다. 올해 북유럽, 파키스탄, 에콰도르, 브라질은 극심한 폭우로 산사태와 건물붕괴 등 피해가 속출했고 남유럽, 캐나다, 하와이는 대형 산불로 많은 인명, 재산피해를 입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은 폭염으로, 우루과이는 7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고생하는 등 현재 전례 없는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인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놀랍고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신호는 없고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경고만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지구의 열 순환을 도와 기후를 조절하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이 이르면 2025년부터 붕괴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난류를 북쪽으로 실어 나르고 한류를 남쪽으로 이동시키는 지구 열전달 벨트의 원동력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은 적도는 너무 뜨겁지 않게 극지는 너무 춥지 않게 조절해준다. 또 한류가 심해에 가라앉을 때 바다에 용해된 이산화탄소도 함께 가둘 수 있어서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어 줄 뿐만 아니라 지구의 평균 기온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 해류의 흐름이 멈춘다고 상상해보라.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는 재앙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18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인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지구 순환·자가복원 시스템을 쉽게 돌려놓을 수는 없겠지만 생존을 위해 이제는 우리가 변화하고 움직여야 할 때이다. 정부는 그린뉴딜, 블루카본 등 저탄소 발전전략을 시행하고 기업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며 국민들은 걱정하고 말로만 하는 환경보호가 아닌 실천하는 환경운동가가 되어 에너지 절약, 쓰레기 배출 줄이기 등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많은 홍보로 개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후재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무분별한 개발보다 그 지역 환경과 자연재해 상황을 고려한 도시행정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도로건설 시에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불투수층이 많은 도심의 배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며 산사태 위험지역에 시설물 건축은 어떻게 해야 안전할지 고민해서 허가해야 한다. 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하절기를 피해 하천 정비사업을 하는 등 도시사업의 경우 시기, 방법, 기간 등 사업시행부터 완공까지 재해예방을 위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재난이 예보되거나 발생했을 때 지역사회는 작은 정부가 돼 하나의 움직임으로 대응해야 한다.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해일, 대설, 한파, 가뭄, 폭염 등 재난이 예보됐을 때 모든 기능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 대비·예방해야 하며, 발생하였을 때에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일사분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범정부적인 협력과 총력대응이 최근 정부기조이며 많은 기관·단체들이 현재 함께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해 태풍 힌남노 내습 시 포항에서는 해양경찰, 소방, 해병대 등 지역의 모든 기관·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공동으로 대응했다. 포항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포항해양경찰은 소방과 함께 실종자 수색·구조 및 배수작업을 함께 진행했고 해병대는 장갑차와 고무보트를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 해양경찰은 이제 바다에 국한돼 활동하지 않는다. 지난 집중호우로 충북 오송 지하차도에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해양경찰 소속 특수구조단은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및 차량 견인활동을 함께 했고 포항해양경찰 구조대는 예천 산사태 실종자 수색활동에 참여했다. 1953년 함정 6척으로 창설된 해양경찰은 70년이 지난 오늘, 354척의 함정, 25대의 항공기, 863명의 전문 수색·구조 인력을 갖춘 든든한 조직이 됐다. 해양경찰은 바다경계를 지키며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군인의 임무, 해양에서 불을 끄고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소방의 임무,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경찰의 임무, 유류 및 오염원을 처리하는 오염방제의 임무, 해상에서의 인명구조, 수중수색 임무까지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처리하는 멀티플레이어다. 이런 다양한 능력과 장비를 국민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서 활용하는 것이 요즘 시대가 바라는 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국민들은 재난별 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잘 따라야 할 것이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지진 및 화재 대피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너무 기본적인 것들이라 간과하기 쉽겠지만 비상시에는 기본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한 법이다. 태풍, 강풍, 집중호우 등 재난대응요령은 언론,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으며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팜플렛으로도 배부하고 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숙지해두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개인별 경험에 의한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앞으로 기후재난의 빈도, 강도는 높아지는 추세이고 피해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그 이상을 상상하고 긴장하고 대비해야 한다. 안전에 대해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조심해주기를 당부 드린다. 우리나라는 추석을 전·후해 태풍이 자주 내습하곤 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세계적 기상이변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도 열대성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올 가을 큰 태풍이 우리나라로 향할까하는 걱정은 나만의 기우로 남기를 바란다. 폭염, 호우로 농작물 가격이 많이 올라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추석이 되겠지만 코로나19 해제 이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맑은 하늘에서 크고 둥근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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