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지난 9월1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가야고분군은 우리나라 문화재 발굴사에 사연이 많은 유적이다. 일제시대 일본이 4~5세기에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식민지를 두고 있었다는 소위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키 위해 수많은 가야 무덤을 파훼쳐 훼손했다. 일제는 일본인 학자들을 동원해 김해 패총을 시작으로 고령 지산동, 진주 수정봉 고분군 등을 차례로 조사했다.대표 유적인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은 1910년 조선총독부 고적 조사 촉탁 세끼노 사다무(關野 貞)에 의해 발굴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발굴에서 뚜껑접시(蓋杯), 가락바퀴(紡錐車), 쇠화살촉(鐵鏃), 쇠창 등의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보고됐다.또 뚜껑접시 안에 소라껍질이 가득 담긴 상태로 출토되기도 했다. 출토 유물 가운데 뚜껑접시 3점과 굽다리뚜껑접시 1점 등은 당시 도쿄대학 공대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 영·호남 지역에 걸쳐 분포했다.특히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고대사 중에서 상주 ‘함창고녕가야’는 일제 植民史學 카르텔에 묻혀 신음(呻吟)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함창고녕가야’에 대한 史料는 우리나라 역사서 50여 곳에 수록돼 있다. 대표적으로 최고의 정사(正史)와 야사(野史)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지명의 변천과정까지 시대별로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고녕군은 본래 고녕가야국”이다. 신라가 합병해서 고동람군을 삼았으며, 일명 고릉현이라고 불렀다. ‘삼국유사’ 5가야조를 요약해 보면? 첫째 알은 부화해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됐다. 나머지 다섯은 각자 땅을 찾아 왕이 됐으니, 아라가야는 지금의 함안이며, 고녕(령)가야는 지금의 함령(창)이며, 대가야는 지금의 고령이라고 했다. 또한 `고려사`와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삼국사기의 기록을 모태로 첨삭(添削)을 해서 기록하고 있다.   현재 고녕가야 유물·유적은 함창고녕가야 태조왕릉과 왕비릉, 오봉산 700기 고분, 남산고성, 오봉산 성혈석, 머리메머릿돌, 옥려봉천제터, 공갈못 공검지 등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이에 대해 구한말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와 두계 이병도는 상이한 견해를 내놓으면서 고녕가야 역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단재 신채호는 공갈못을 매개로해서 고녕가야를 설명했다. 고대국가인 가야제국은 모두 인공의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면서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병도는 “삼국유사에 고녕가야가 지금의 함창이라고 기록했지만, 다른 가야와의 거리가 너머 멀어서 잘못 비정된 것 같다”면서 함창을 지우고 진주고녕가야를 설정했다.이병도는 조선총독부 관리들에게 발탁된 인물이다. 조선의 통치를 목적으로 착수한 조선사편수회 식민사학자인 이마니시 류(金西龍)의 수사관보(助手)로 근무하면서 그들의 이론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쓰에마스 야쓰카즈를 비롯한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은 가야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한반도 남부로 확정했다. 또한 건국연대를 4세기 이후로 설정했다.   그러나 함창고녕가야(AD42~250년)는 낙동강 중상류에 위치해 있으며, 3세기 후반에 이미 멸망단계에 접어들었다. ‘임나일본부’를 정립시켜 조선병합의 整合性을 주장하려는 총독부의 논리에 ‘함창고녕가야’는 강력한 걸림돌이 됐다.이에 이병도의 스승인 나가 미치오(那可通世)는 중국사서를 끌어들이면서 까지 ‘함창고녕가야’를 부인하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에 그들의 조수(助手)로서 조선학자들을 대신해 두계 이병도를 앞세운 것이다. 이병도를 비롯한 그의 제자들은 해방된 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선총독부주재 ‘조선사편수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일제 식민사학(植民史學)이 한국사학계를 장악했다는 확고한 증거이다. 특히 함창고녕가야 고로왕을 시조로 하는 3만5천여 후손들은 함창을 중심으로 현전하며, 2천년 세월을 이 고장의 터줏대감으로 매년 음력 3월 삼짇날 고녕가야국 태조 고로왕 대제를 봉행하고 있다.이분들이야 말로 살아있는 상주 ‘함창고녕가야’의 化石 이다.또 더 이상 왜곡되고 방치되는 ‘함창고녕가야’ 역사를 외면할 수는 없다. 역사왜곡을 그대로 방치해 賣國과 亡國의 동조자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이제 ‘가야 고분군((Gaya Tumuli))’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학계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植民史學 카르텔에 묻혀 신음하고 있는 ‘함창고녕가야’ 역사를 조속히 올바르게 재정립해 상주 함창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유산에 등재 되기를 우리모두는 간절히 바라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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