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영국의 100년전쟁에서 프랑스 군대를 이끈 것으로 알려진 잔다르크가 오는 6일(현지시간) 탄생 600주년을 맞는다.
잔다르크(1412~1431)가 영국군에게 잡혀 화형당한지 6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프랑스 정치권은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외국인을 혐오하는 극우 정당 국민전선은 오는 7일 파리에서 마리 르펜 당수와 그의 아버지 장 마리 르펜 등이 참석하는 야외 집회를 열어 잔다르크의 탄생을 축하할 계획이다. 국민전선은 20년 전부터 잔다르크를 초국가주의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에 맞서 잔다르크를 극우의 영웅 자리에서 구출하려 한다. 지난 2007년 대선때도 이 같은 시도를 했던 사르코지는 잔다르크가 태어난 동레미라퓌셀 마을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뫼즈의 보클레르도 방문한다.
잔다르크 사후에 그를 정치적 또는 종교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신문은 전했다.
잔다르크는 400년간 사실상 잊혀졌다가 19세기 중반 애국적 공화주의자로 처음 부각됐으며 나중에는 성녀라는 칭호를 얻으며 종교적이자 보수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또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페미니스트의 상징이 됐고 중남미에서는 좌파 혁명가들에게 `갑옷을 입은 여자 체 게바라`로 떠받들렸다.
잔다르크는 신의 음성을 듣고 참전, 프랑스 군대를 이끌고 영국군을 무찔러 오를레앙을 해방시키는 등 백년전쟁에서 혁혁한 공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디펜던트는 최근 프랑스 역사학자들의 연구 결과 이는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잔다르크는 프랑스 군대를 실제로 지휘한 적이 없으며 갑옷을 입은 마스코트였다는 것이다. 또 오를레앙 전투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뒷날 샤를 7세가 된 샤를 황태자 군대의 영웅이 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인디펜던트는 잔다르크가 프랑스 국왕에게 버림받고 나서 독립적인 게릴라 리더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프랑스와 부르고뉴 또한 그의 적이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잔다르크를 외국인 혐오의 상징으로 삼는 것은 그를 폄하하는 것이며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이용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잔다르크는 모두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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