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물론 본국에서 장관들이 번갈아가면서까지 사우디에 고위층과 접촉하여 우리가 이 공사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득하였으나 불가하다는 입장이 변하지 않자, 세계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한국이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사우디 장관들을 여러 사람 초청하여 한국을 시찰하게 하였다. 그들이 아는 한국은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 미개한 국가가 전부였다. 그런데 서울에서 여의도 아파트 단지를 보고 놀랐으며, 그 가운데서도 그들이 가장 감명을 받은 것은 ‘새마을운동’ 현장이었다. 이런 국민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헤쳐나 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돌아갔다. 특히 사우디 미국 대사관측의 성원이 큰 힘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사우디 정부는 입찰 자격 10개 국가를 선정하였는데, 맨 마지막에 한국의 현대건설이 있었다. 외국 업체들은 모두 13억 달러 정도를 썼는데, 현대는 9억3600만 달러로 낙찰되었다. 드디어 현대가 한국의 신화를 창조하는 순간이었다. 대사관 직원들과 현대 관계자는 다 함께 ‘만세’를 부르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집념과 치밀한 기획과 독려와 정주영 회장의 추진력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한국은 이로서 ‘중동신화’를 창조했으며, ‘오일쇼크’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정주영 회장은 이 공사에 필요한 모든 기자재를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하여 1만 2천㎞ 거리에 있는 울산에서 구조물을 제작하고, 뗏목으로 수송 작전을 감행할 것을 선언하였다. 당초 이 계획을 접한 모든 현대 사장단과 관계자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최선의 방안은 중동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에서 자재 구매를 건의하였다. 당시 한국 실정은 이 엄청난 건설자재를 수송할 선박이나 항공기도 없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그 유명한 “너 해봤어”라고 물으면서 단 1달러라도 외국에 줄 수 없으니, 모든 구조물과 자재는 울산에서 제작하고, 수송은 대형 바지선을 수십 척 건조하여 가겠다고 일관하여 성공하였다. 이 수송 작전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대 장거였으며 이러한 도전정신이 한국을 일으켜 세우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것이다.중동 진출 1년 만인 1974년, 근로자 1만여 명이 벌어들인 달러는 5천만 달러, 현재의 금액으로 환산하면 50억 달러가 넘는 상당한 금액인데, 중동 붐이 한창이던 78~79년에는 우리 근로자들이 20만 명까지 진출하였으니 달러를 끌어들이는 대역사를 이루었던 것이다. 월남과 중동에서 벌어들인 달러와 국제경영 감각을 갖고 우리는 전 세계로 진출하였으며 선진국들과 당당하게 맞서 그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한국의 실력을 입증하였다. 오늘 세계 10위권이라는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요행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땀과 피와 목숨을 걸고 쟁취한 우리 선배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지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이 모든 것을 상실할 위기에 놓여 있다. Ⅳ. 이제는 경제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되고 있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실지로 전쟁을 하는 전시사태다. 조금만 머뭇거리면 추락하게 마련이다. 지금이야말로 또 한 번 총력전을 전개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엉뚱한 방향으로 달음질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시장경제를 외면하고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방향 설정을 기획하는지? 큰 정부만을 고집하고 있다. 공무원 대폭 증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대기업 장악을 도모하고 있으며, 시장을 파산시킨 ‘최저임금’ 파동, 주52시간제 등 보이지 않은 손에 맡겨야 할 시장을 정부가 통제하려한다. 중소상공인들이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아우성인데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오늘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이다. 거리에 넘쳐나는 실업군, 그러면서도 힘든 일은 하지 않고 편안히 살려고만 하는 나태한 군상들, 비정규직의 처참한 현실을 외면하고, 1억여 원의 연봉을 받는 근로자가 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도 불사하는 이기주의가 추악한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우리 모두가 자신의 이익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웃을 돌보지 않은 극단적 개인주의에 함몰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직장에서는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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