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사회라는 커다란 집단에서, 가지가지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돈이란 것을 벌면서 산다. 때문에 돈에는 땀이 묻어 있다. 고통도 숨어 있다. 이 같은 사회에서 운이 좋은 사람(?)들은 부자란 이름표를 붙이고 산다. 이런 이름표가 없는 사람들은 부자들이 돈을 쓰는 것을 보면, 흥청망청하면서 사는 것을 부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돈도 돈 나름이다. 이름표를 붙여, ‘미성년자란 이름의 사회’이다. 이 같은 이름표엔 땀과 고통도 없다. 그저 돈을 가진 미성년자들일뿐이다. 지금부터 예를 들어보자. 지난달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주택분 종부세를 납부한 만 20세 미만은 모두 66명이었다. 이들이 납부한 종부세액도 2013년 1천200만원, 2014년 1천700만원, 2016년 1천600만원, 2016년 2천300만원, 2017년 3천만 원으로 증가 추세였다. 지난달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린 미성년자는 총 2천415명, 임대소득 총액은 504억1천900만원이었다. 만 19세 미만 부동산 임대업자는 2015년 1천795명에서 2016년 1천891명, 2017년 2천415명으로 매년 17% 이상 증가했다. 지난 9월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1조279억 원 중 강남 3구 미성년자가 4천116억 원(40.0%)의 재산을 증여받았다. 최근 3년간 강남 3구의 증여 건수는 2015년 1천455건에서 2017년 2천334건으로 1.6배 늘었다. 증여 재산액은 2015년 2천206억 원에서 2017년 4천116억 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월 통계청의 ‘미성년자 주택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주택을 소유한 미성년자는 총 2만1천991명이었다. 이 중에서 1천242명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했다. 지난 9월 한국예탁결제원·KEB하나은행·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미성년자 주주를 연령대별로 보면, 미취학 아동에 해당하는 0~6세도 5만9천777명에 달했다. 만 7~12세는 8만9천492명이었다. 만 13~18세는 11만793명이었다. 만 0~6세는 18.2% 각각 증가했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연령대별 상위 30위 임대사업자 등록주택 현황’에 따르면, 미성년 임대사업자 상위 30위(공동 순위까지 포함해 46명)가 보유한 임대주택은 모두 174채였다. 지난 9월 국세청의 ‘미성년자 증여 현황(2013~2017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미성년자에 증여된 재산은 1조279억 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9월 국세청의 ‘미성년자 연령별 배당소득 현황’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주식 배당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한 미성년자들은 총 82만2천311명이었다. 배당소득은 7천177억여 원에 달했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의 ‘종합소득세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7년 2,415명의 미성년자가 한해 임대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약 504억 원에 달했다. 지난 9월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구의 연간소득은 평균 2억2,000만원이었다. 일반가구의 연소득(5,700만원)보다 3.9배나 높았다. 연구소가 지난 5~6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중 표본 추출한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지난해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의 울음소리는 더 커지고 있지만, 계속 부유해지고 있는 소수의 부자들이 내는 소음으로 인해 그 소리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가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돈과 경제력의 수단은 더 이상 사용될 수 없을 것이다. 돈을 목표로 살아가는 삶의 공허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위에 든 사례 중에서, 땀과 고통이 없는 부에서, 성년이 됐을 때에도, 미성년의 때에 가졌던 부가 그대로 있다면, 성공한 성년이다. 하지만 진짜 성년은 베풂을 하면서, 가졌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