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의 전화란 스마트폰을 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일상 생활의 모든 편의를 누리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서로 간에 얼굴까지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있다.
이 같은 통신수단의 역사를 올라가면, 대한제국 고종황제시대까지이다. 고종 22년인 1885년 9월 28일, 광화문 세종로 80-1번지에 서울과 인천을 잇는 한성전보총국(KT의 전신)을 개국했다.
전화는 전신보다 10년 뒤인 1895년이다. 1896년 왕실 궁내부에 최초로 자석식 전화를 개통했다. 당시 전화는 영어 단어 텔레폰(telephone)을 음역(音譯)한, ‘덕률풍’ 또는 ‘다리풍’으로 불렸다.
고종은 침전인 함녕전 대청마루에 전화기를 놓았다. 관리들은 요상한 서양 기계가 임금의 체통을 깎는다면서 반대했다.
관리들은 고종과 통화를 할 때 관복을 갖춰 입고, 전화기에 큰 절을 네 번이나 한 뒤 공손히 무릎을 꿇고 전화를 받았다. 1961년엔 국산 전화기 1호인 ‘체신 1호’가 등장했다. 정부는 1962년에 ‘통신사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1982년에 무선호출기(삐삐) 서비스가 시작됐다. 1984년에는 한국이동통신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휴대전화 가입자가 5천만 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4세대(4G)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2014년에는 기가 인터넷 전국망이 상용화됐다.
이젠 이것도 시대의 흐름에 밀려, 스마트폰 5G세대(Generation)시대가 왔다. 2019년 4월 3일에 미국의 버라이즌이 4일 조기 개통 가능성에 따라, 한국이 세계의 첫 명예를 거머쥐기 위해, 간발의 차이를 두고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11시 아이돌 그룹 엑소(EXO), 월드스타 김연아, e스포츠계의 메시 이상혁(페이커), 31년 최장기 고객 박재원 씨, 뇌성마비를 극복한 수영선수 윤성혁 씨 등 5명의 첫 5G 가입자에 대한 5G 서비스를 개통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 기술의 최대 전송 속도는 무려 20gbps에 달한다. 이것은 2017년 현재 상용화된, LTE에 비해 약 60배 이상 빠른 전송 속도이다. 체신1호에서 고종황제의 기계식 전화기까지로 오기엔, 수많은 굴곡을 거쳤다.
이젠 국민들의 손바닥에 스마트폰이든 피처폰(Feature Phone)이든 가졌다. 이름을 달리하면, 스마트폰은 국민 폰이다.
지난 5월 여성가족부는 전국 학령 전환기의 초등 4년·중등 1년·고등 1년 청소년 128만6천56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만6천102명(16.0%)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있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산다. 인터넷 과의존위험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조사대상 학생 중 스마트폰 과의존(12만3천607명)보다 인터넷 과의존 청소년(15만4천407명)이 더 많았다. 이렇게 거의 모든 국민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있음에 따라 예기치 못한, 통신사와 소비자의 사이에 분쟁이 일기 비롯했다.
지난 6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분쟁을 신속·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계·법률·소비자단체 등 전문가 9인으로 통신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통신분쟁조정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이다. 소비자들의 분노·분통은 통신요금이다. 기계 값은 나라마다 왜 오르락내리락하는가. 내 손바닥의 안에 속들어오는 스마트폰이란 것이, 명색이 컴퓨터 시늉을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다. 손바닥에서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면, 이달의 용돈을 몽땅 스마트폰이 하마처럼 잡아먹는다. 지갑털이다. 요금체계도 통신사들은 시원스럽게 밝히지 않는다. 그마나 밝힌 것도, 하도 복잡하여, 만화경 같은 요지경이다. 정부도 국민들의 편인지를 도통 모르겠다. 통신사를 두둔하는지도 도무지 모를 판이다. 이제부터 우리도 ‘통신의 성인’이 됐다. 통신인 스마트폰이 어릴 때보다 성인이 되니, 돈맛을 알았다고 핀잔을 줘도, 통신사의 변명·해명인지를 국민들은 알바가 없다. 지금 고종황제의 어명(御命)인, “통신사 여봐라”를 받들어 통신요금·기기 값에 분통터지는 백성들의 지갑을 지킬 어명을 내릴 이는 시민사회의 주역인 소비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