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축)이란 글자는 示(시 : 제사상 모양의 상형문자)와 兄(형 : 머리의 상형문자. 나아가 맏이, 또는 으뜸가는 사람을 가리키게 됐다)이 합쳐진 회의(會意)문자이다. 으뜸가는 사람이 제사 드리는 모습에서 `빌다`라는 뜻을 가지게 됐다. 경축(慶祝)은 `경사 있기를 빌다`, 축원(祝願)은 `바라는 바를 빌다`에서 온 말들이다. 한편 祭(제)는 示(시) 위에 月(월)을 좌우로 배치한 회의자이다. 월은 달(月)이 아니라 육달월이라 해서 고기(肉)를 뜻한다. 제사상위에 고기를 올려놓았으니 바로 제사(祭祀)를 의미한다. 그래서 축제(祝祭)란 `제사 드리며 비는 행위`이다. 고래의 제천의식인 무천(舞天), 영고(迎鼓), 한가위, 설날 등의 명절은 모두 축제라 할 수 있다. 명절에는 제사를 드린 뒤에 장만한 음식을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또한 명절에는 민족과 나라, 지역에 따라 독특한 경축행사가 발달, 계승되어 왔다. 명절뿐만이 아니라 절기마다 그 절기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먹거나 행사를 벌여왔다. 대표적으로 정월대보름, 단오절, 칠석, 동지 등이 그것들이다. 여기에서 다 거론할 수는 없지만 세시풍속은 이밖에도 많다. 이런 세시풍속들도 이웃들이 모여 성대히 치루면 그것은 바로 축제였다. 또한 동네의 안녕을 비는 동신제(洞神祭), 당산제(堂山祭)도 중요한 마을 축제였다. 이밖에도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농신제(農神祭), 풍어제(豊漁祭) 역시 마을 축제였다. 우리 민족의 축제에는 반드시 `굿`이 따랐다. 굿이란 무당의 푸닥거리를 뜻하기도 하지만 마을의 풍물패들의 놀이나, 사당패의 연희(演戱) 등도 넓은 의미의 굿이었다. 그래서 굿은 `구경거리`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아무튼 우리의 이런 `굿`들은 산업화시대를 겪는 가운데 마을공동체가 무너짐과 함께 사라져 갔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우리의 전래 문화와 단절됨을 의미하므로 민족의 정체성이란 관점에서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몇몇 지방의 `굿`을 무형문화재로 지정, 보호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통문화가 붕괴되어 가는 시대상으로 보아 제대로 보존된다는 보장도 없다. 옛적에는 명절이면 명절, 굿판이면 굿판이라고 했지 축제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고문헌에 사용 사례를 검색해 봐도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영어의 페스티발(festivals)을 번역하기 위해 한자의 뜻을 취해 만든 일본식 신조어(新造語)인 듯하다. 지금 지방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축제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 고유의 축제가 아니라, `페스티발`처럼 외래문화 냄새가 물씬 난다. 그러니까 어쩐지 생경(生硬)하고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새로 생긴 축제는 우리 국민들 정서에 뿌리내리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포항시에서는 시승격 70주년을 맞아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포항해병대문화축제의 개최시기를 변경하기로 했다.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체육공원 일원에서 개최하던 포항국제불빛축제는 폭염과 태풍 등 자연적 요소를 피해 5월말에서 6월 초순에 개최하기로 했다.
포항해병대문화축제는 포항시승격 70주년 행사시기인 6월을 피해 4월27일부터 28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축제시기 변경은 포항시가 축제시기의 분산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예로부터 축제는 일기위주였으므로 일단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다만 성공 여부는 집행진의 주도면밀한 준비와 진행은 물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지에 따라 가려진다 하겠다. 무엇보다도 우리지역의 새로운 동력을 위해 알찬 준비와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가 기대된다. <이형광 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