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성낙성기자] 겨울로 들어서면, 자기 얼굴에 치장한다. 구세군의 종소리가 정겹다. 또한 사랑의 열매를 상징하고, 그 온도로 이웃에게 사랑의 열기를 한층 높이는, 나눔과 베풂의 온도를 표시하는 것들이, 겨울을 장식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Community Chest of Korea)에선 기쁜 소식이 줄을 섰다. 지난달 9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 경북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90번째 회원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박헌명(30) 회원이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캠페인 상징인,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열었다. 같은 날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경북도청 솟을삼문대문 전정에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희망 2019 나눔 캠페인 출범식’을 가졌다. 경북도청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성금 1억5천2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행복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모금회가 우리사회의 보편복지를 구현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모금회는 이날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간 전국 17개 시·도지회에서 모금에 나선다. 목표액은 4천105억 원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인 41억5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른다. 기부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060-700-1212·통화당 3천원)와 문자(#9004·문자 당 2천원), 나눔 상품 구매,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우리사회는 소득격차 사회이다. 빈부격차 사회이다. 보편복지제도가 미약한 한국에서 불평등은 곧 ‘부자 천국, 빈자 지옥’과 동일한 말이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지니계수가 0.5를 넘었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지니계수(0~1 사이의 값)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반적인 기준은 지니계수가 0.5를 넘으면 불평등 정도가 ‘매우 높은 상태’이다. 지니계수를 1에서 보다 멀리 보내기 위해선, 어렵고 추운 계절에서 살아남는, ‘펭귄 허들링’(Penguin Huddling)에서 배워야겠다. 남극의 한겨울 기온은 영하 60~70도가 보통이다. 최대 영하 88도이다. 겨울엔 해가 뜨지 않는 암야기(暗夜期)이다. 특유의 강풍까지 몰아친다. 살을 에는 추위의 극점에 도달한 펭귄 무리는 서로 몸을 대고 촘촘히 포개어 원을 만든다. 먼저 바깥쪽 펭귄이 안쪽 펭귄을 보호한다. 얼마 후 바깥쪽 펭귄들의 체온이 떨어지면, 안쪽 펭귄들과 위치를 바꾼다. 서로를 품어 체온을 유지한다. 이는 동물식으로 살아남기이다. 사람의 지혜는 남다르다. 고려대 경제학과 ‘소득분위별 기부금 지출이 부모님 용돈 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저소득층이 기부금을 많이 내는 가구일수록, 부모님에게 더 많은 용돈을 드렸다. 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기부금을 많이 내면, 남는 돈이 없어 부모님 용돈을 덜 드릴 것이란 가설을 세웠지만,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지난 6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계지출은 331만6천 원이었다. 이중 ‘비영리단체로의 이전’ 지출은 8만4천 원(2.54%)이었다. 비영리단체 이전이란 사회로의 기부 등을 말한다. 나눔과 베풂은 가진 것이 있고, 없는 것에 달린 것이 아니다. 경주 최 부자의 후손은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전형이다. 대구 민립대학 설립에 전 재산을 기부했다. 영국의 여성 천체물리학자는 ‘브레이크스루상’(Breakthrough Prize)의 상금 33억 원 전액을 기부했다. 카네기(Andrew Carnegie)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우린 설혹 부자가 아니라도, 사랑의 열매! 온도탑의 온도를 높여, `하나 되는 사회를 만들기`에 모두가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