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1968년 4월 1일 창립된 이래 불과 수십 년 만에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세계 속에 우뚝 서며 조국 근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제철보국(製鐵報國)’과 ‘우향우(右向右) 정신’으로 대변되는 고(故) 박태준 회장의 리더십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포스코의 설립모토인 제철보국은 포스코를 기필코 성공시켜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고 박태준 회장은 포스코 설립을 위해 종자돈으로 쓰인 대일청구권자금을 ‘조상의 혈세이며 피의 대가’라고 규정했듯이, 조상의 피로 설립된 포스코인 만큼 모든 것을 걸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향우 정신’은 실패할 경우, 포스코에서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모두 빠져 죽자는 뜻이다. 즉 목숨을 걸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의 표현인 것이다.올해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7월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취임 100일을 맞이해 100대 개혁과제를 내걸고 과감하게 실행할 것을 결의했다. 이 100대 개혁과제 속에는 ‘벤처밸리’ 조성이 포함돼 있다. 벤처벨리를 조성해 우리 지역 포항을 한국의 실리콘 벨리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된다.그런데 오늘날의 실리콘 벨리는 스탠퍼드 공대 학장이었던 프레드릭 터먼(Frederick Terman)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릭 터먼 교수는 스탠퍼드대학교 학생에게 창업을 독려하고 끊임없이 지원함으로써 휴렛팩커드(HP)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한다. 또 프레드릭 터먼 교수는 스탠퍼드대학교 인근에 산업단지(Stanford Research Park)를 조성해 GE, 제록스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을 입주시키며 명실상부한 벤처벨리를 조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이렇듯, 포스코도 실리콘 벨리도 결국 한 사람의 강력한 리더십, 온 생애를 건 피와 땀의 결정체가 아니었다면 그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그런데 현재 우리는 어떤가? 수십 년 동안 벤처를 육성한다며 여러 사업을 추진했지만 수박겉핥기 보여주기식에 그치며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회색도시로 변하며 지역 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그 옛날 배고픈 시절의 ‘우향우 정신’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주지하듯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우리지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어느 순간 쓰나미처럼 밀려와 모든 것을 송두리째 휩쓸고 지나가며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말 것은 자명하다.벤처를 직접 경영해 본 사람이라면 모두 안다. 수박겉핥기 보여주기식 건성으로 한다면 100% 실패한다는 것을. 모든 것을 걸고 임해도 성공할까 말까다. 하물며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벤처 창업은 절대 장난칠 일이 아닌 것이다.따라서 지난 수십 년의 세월처럼 절박함이 없이 대충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번에는 반드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우향우 정신’으로 무장해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앞으로 돌진해야 한다. 아니면 쓰나미에 휩쓸려 영일만 바다에 모두 빠져 죽고 만다.이번 최정우 회장의 결단이 말뿐이 아님을 믿는다. 먼저 큰 그림, 청사진을 그리고 피 끓는 열정과 투철한 봉사정신을 지닌 최고의 관련 전문가들을 삼고초려(三顧草廬)해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 탁월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느 한 분야, 특정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는 절대 성공하기 어렵다.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총체적이며 종합적인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그래야 혁신을 일으키며 시대를 선도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벤처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라도 기회를 주고 대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나아가 이번 벤처밸리 조성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은 최정우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기필코 ‘제2의 포스코’, ‘한국의 실리콘 밸리’를 만들고 말겠다는 객(客)이 아닌 주인(主人) 의식과 ‘우향우 정신’으로 무장해 함께 지역을 살리고 세상을 빛나게 바꾸는 파트너로 임해야 한다. 성공하면 빛나는 주인공이요, 실패하면 역사의 죄인이 됨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