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성낙성기자] 언론은 세상을 보는 창(窓)과 같다. 요즘의 언론은 속칭 보수나 진보 등의 창으로 독자들에게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문에는 지면의 한계로 편집되어, 크고 작은 활자로 사회라는 창을 보여준다. 올 여름의 뉴스는 온통 가마솥더위가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일기예보에 굴욕감을 준, 집중호우가 도시를 물그릇으로 만들었다. 태풍과 물 폭탄이 동행하여, 작은 뉴스는 날아갔다. 문제는 태풍이 왔다하면, 해마다 겪는 물난리이다. 이때 뉴스는 물난리 대비를 알려주고, 또 어디엔 어떤 사고가 터졌다는 뉴스가 지면을 장식하고 요란하다. 이러한 요란은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다른 뉴스가 태풍과 물난리를 삼켜 버리고 만다. 뉴스에도 국면전환용의 먹이사슬이 있는가. 이젠 큰 비를 품은 태풍은 갔다. 하지만 또 다른 비를 잔뜩 품은 태풍의 진로가 뉴스로 등장한다. 태풍의 진로가 한반도로 온다면, 도시는 물바다를 이룰게다. 거대한 물그릇 도시가 된다. 물그릇이라면, 그 어디엔가 버릴 곳이 있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마땅하게 물그릇을 비울 곳이 없는 형편이다. 설혹 있다할망정, 천연자원을 함부로 버릴 수가 없다. 지금은 천연자원인 물 부족 시대이다. 물은 자본이다. 영국의 물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2013년 약 5,797억 달러(약 677조원)였던 세계 물 시장의 규모는 2018년 약 7,050억 달러(약 798조원)까지 늘어나, 연 4.9%씩 성장한다. 2025년 세계 물 시장은 9,382억 달러(약 1,062조원)까지 물 시장판이 커진다. 유엔미래보고서 2030에 따르면, 지구상의 물의 부피는 13억5천700만㎦이다. 담수는 3천500만㎦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다. 담수 중에서도 이용 가능한 지하수와 표층수의 양은 약 30.5% 수준에 그친다. 인구 증가와 산업화 등으로 물 수요가 급증하면, 2025년에는 약 27억 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한다. 전 세계 국가의 20%가량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구촌의 물 사정이 이렇다면, 태풍이 머금고 오는 폭우는 물난리가 아니다. 물그릇만 있으면, 자본의 창출이다. 폭우는 무한정의 블루오션(blue ocean) 자본시장이다. 이 대목에서 폭우를 물난리로만 여길 것이 결코 아니다. `물의 자본을 담을 그릇`을 생각해야한다. 이 그릇 중엔, `가장 큰 그릇은 한국의 땅덩어리`이다. 쏟아지는 물 폭탄을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법이다. 도로를 꽉 막은, 불투수(不透水) 아스팔트 대신에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투수(透水)를 찾아야한다. 불투수 면적율이 넓을수록, 도시는 물 폭탄으로 둔갑한다. 비가 올 때마다, 땅으로 투수된다면, 거대한 물그릇의 한국이 된다. 한국에서 가장 투수율이 높은 곳은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이다. 울퉁불퉁한 박석을 깔았다. 얇고 넓적하게 뜬 돌을 약간의 거리를 뒀다. 박석 사이에 깔린 흙으로 빗물이 스며든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돌 표면과 가장자리가 저항이 되어, 빗물이 빠르게 흐르지 않게 막는다. 현대식으로 보면, 투수성(透水性) 블록인 셈이다. 투수블록은 내부의 구멍 등으로 지하로 물을 스며들게 한다. 홍수 방지, 지하수 증가, 지중생태 보전 등의 효과가 있다. 물 폭탄은 지표면에 흙바닥이 노출돼, 풀과 나무가 자라는 식의 자연피복 상태에서는 약 50%가 땅으로 흡수된다. 25%는 얕은 층으로, 25%는 보다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나머지 50% 중에서도 40%는 자연 증발한다. 10% 정도만이 지표면을 따라 흐른다. 불투수면이 75% 이상인 도시는 강수량의 10%가 얕은 층으로, 5%가 심층으로 침투한다. 55%는 지표 위에서 흐르게 된다. 지금의 도로를 전부 투수블록으로 깔 수는 없다. 물이 스며드는 ‘투수아스팔트로 점차적으로 대체’해야한다. 이때의 경비는 불투수 아스팔트보다 약 2배가량 비싸다. 비싸다고 해도, 해마다 물난리에 드는 재정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다. 이보단 미래 물 시장을 우리가 선점하고 견인하여, 자본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