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상주의 작은 절 도림사. 향 냄새 가득해야 할 새벽녘에 구수한 된장 냄새가 산사를 뒤덮는다.
이 절에는 이곳의 된장 냄새만큼이나 독특한 자용· 탄공·법연스님 등 세 비구니 스님이 산다.
절의 큰스님인 자용스님은 피아노를 전공한데다 찬불가 음반까지 낸 가수이고 매년 산사음악회도 연다. 주지인 탄공스님은 불심으로 장을 담그는 사찰음식 전문가이다. 막내 법연스님은 굴착기까지 다루는 등 못 하는 일이 없는 활력가다.
이처럼 누가 봐도 독특한 스님들이 5년째 한 남자에게 빠져 있다. 신성한 법당에서 뒹굴기는 일쑤인 도림사의 말썽꾸러기 김홍인(5)이 주인공이다.
KBS 1TV `인간극장`이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전 7시50분 방송하는 `세 스님과 홍인이`는 장 냄새, 사람 냄새, 향냄새가 뒤섞인 도림사의 스님들이 팔자에 없는 육아일기를 쓰고 `된장 불사`를 벌이는 사연을 소개한다.
세 비구니 스님이 살던 조용한 절간에 세상의 시끄러움에 지쳐 힘들어하던 김주현(41) 씨가 찾아온다. 스님들은 찾아온 주현 씨를 인연으로 품고 그는 그날부터 절의 일을 도와주는 `처사님`이 된다.
혼기가 넘도록 장가도 못 가고 혼자인 주현 씨가 안타까워 스님들은 5년 전 베트남 처녀인 쯔엉티응아(26) 씨를 소개했고, 홍인이는 바로 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났다.
절에 함께 사는 자용스님은 탄공스님의 고교시절 `교생 선생님`이다. 탄공스님은 유학을 가려다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해 도림사에 눌러앉게 됐다.
이 스님들은 고려시대 지어진 도림사가 훼손돼 변변한 법당조차 없어 이곳 불상이 상주박물관에 보관된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부처님을 모실 법당을 짓겠다는 원을 세우고 진행 중인 것이 바로 `된장 불사`이다.
세 비구니 스님이 다문화 가정과 한가족을 이루며 잘 익어가는 된장독처럼 인연으로 숙성돼 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