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더욱 장애를 느끼게 하는 두 계절이 있다. 겨울과 여름이다. 요즘같이 봄, 가을이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가는 상황에서는 장애인들로선 일년 내내 불안을 지니고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계절 간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면 뇌병변 장애인이나 발병 환자의 경우, 겨울철에만 혈관수축 등에 의한 재발이나 증세 악화 등을 주의하면 되었으나 최근에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의한 고온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학계의 보고로 사시사철이 조심해야하는 계절이 되었다.기본적으로 장애인은 운동능력, 감각인지능력이 부족하고 보조기구 나 장비 등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또한 이는 여러 가지 또 다른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특히 피부병의 발병이 심각하고 심한 경우 욕창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래서 발병 가능성이 있는 피부 부위는 항상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여야 한다.그리고 모기로 인한 여러 가지 불편함도 당연히 정상인보다 훨씬 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여름철에 흔한 배탈, 식중독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가능한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하고 식품의 보존기간에 유의해야 한다. 다수의 장애인들이 배탈이 날 경우 항문 괄약근의 조절이 힘듦으로 인해 낭패를 보기 쉽다.그리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비가 잦은 여름철에 휠체어에 비를 맞히게 되면 휠체어를 미는 부분(‘림’이라고 하는)에 물기가 생겨서 미끄럽고 특히, 경사진 길을 오르내리거나 할 때 마찰력이 떨어져 위험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이동을 하여야 하고 비를 맞은 휠체어는 충분히 건조시키고 베어링 부분에 녹이 슬지 않도록 정비를 자주 하여야 한다. 따가운 햇볕도 거동이 힘든 장애인들을 괴롭힌다. 지금과 같이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겠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하게 될 경우에는 화상예방을 위해 직접적으로 태양열을 쬐지 않도록 주의하고 선크림을 충분히 발라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일사병 등 각종 온열질환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이상의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 보호자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줘야 한다.여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휴가와 축제의 계절이다. 장애인들로서도 가고 싶은 곳, 보고 즐기고 싶은 것들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으나 이 계절에 장애인들이 한 번 밖으로 나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그래도 각종 축제나 바다, 강, 계곡 등지를 찾는 여행객의 행렬과 멋진 휴양지 등을 연일 미디어와 SNS 등 정보의 홍수를 통해 눈앞에 보고 사는데 왜 장애인이라고 나가서 어우러지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장애인들이 한 번 나서려면 여러 가지 비장애인들의 배려와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칫 많은 사람들에게 폐가 될 수도 있다는 면으로 서로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한다.그러나 장애인도 즐기고 싶은 감정을 갖고 있고 누릴 권리도 있는 만큼 각종의 아이디어와 배려심을 동원한다면 장애인, 비장애인 상호 간 훈훈한 광경을 연출해냄과 동시에 장애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추억을 선사하는 여름이 될 것이다.최근 지역에서는 ‘불빛축제’라는 큰 행사가 열렸다. 그래서 그나마 거동하기가 좀 나은 분들 위주로 포항시의 초청에 의해 많은 장애인들이 관객으로 동참하였다. 여러 가지 면에서 시와 시민들의 배려가 고맙고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좌석의 위치나 별도의 주차편의 등 좀 더 살뜰하고 세심한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편견과 차별, 불편에 대한 생각을 접고 ‘배려’라는 시각으로 장애인들을 바라본다면 그 뒤에 숨은 아름다운 세상이 눈앞에 다가 올 것이다.장애인들에게 ‘차별’과 ‘고통’, 그리고 이러한 것들로 인한 ‘절망’과 ‘불신’이라는 벽을 허물고 정신적 주권을 회복하게 하는, 또한 그 간 일변도의 의존성을 청산하고 자존감을 되살리는, 그래서 가슴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싹 틔우고 키워갈 수 있는 이 여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